2016 체인지온@공룡_Q&A : 한계적 상황의 재구성을 위한 묻고 답하기 

 

본 글은 이번 행사를 주최한 <생활교육공동체 공룡>에서 작성한 후기 입니다.

충북 청주에서 비영리미디어 이야기를 전하는 [체인지온@공룡]이 올해는 10 29() 동부창고34에서 열렸습니다. <Q&A : 한계적 상황의 재구성을 위한 묻고 답하기>라는 다소 길고 알쏭달쏭한 제목으로 열리게 된 올해 [체인지온@공룡]은 컨퍼런스를 개최하는생활교육공동체 공룡이 어떻게 하면 지치지 않고 새로운 가능성들을 상상하며 지속적으로 지역과 다양한 현장에서 비영리미디어활동을 실천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고민에서 출발해서, 그 고민을 함께 나눠주실 연사 분들을 초대해 1:1로 질문을 주고 받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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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체인지온@공룡 메인이미지 (마치 무OO 도사와 같이 허심탄회한 고민 나누기를 위해 Q&A를 준비했습니다.)

 

컨퍼런스 장소인동부창고34′는 올해 처음으로 이용하게 된 공간인데요, 옛날에는 담배를 만드는 공장인 연초제조창 건물을 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해서 사용하는 청주시문화산업단지 안에 있는 곳인데, 개관한지 얼마 안된 곳이라 찾아오시기 쉽게 공룡이 직접 찾아오시는 길을 영상으로 안내해 드렸습니다. 다행히 컨퍼런스 당일 많이 헤메신 분들은 없으셨던 것 같아요. (안내하는 공룡 민에스더씨 수고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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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퍼런스 행사장 길 안내 영상에 출연한 공룡

 

지금까지 3회에 걸쳐 진행되었던 (벌써 올해가 4회째!!) 체인지온@공룡에서는현장 미디어라는 주제와지역 비영리미디어라는 주제를 가지고 주로 공룡이 관계되었거나 직접 참여하고 있는 활동들을 소개해 왔었는데요, 올해도 이 주제들을 가지고 이야기 하되 현안 중심의 이야기보다는 연사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경험을 듣고 공룡이 활동을 하며 갖게 되는 고민과 궁금증에 연관된 내용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했습니다.

 

이런 행사 취지를 연사분들께 전하고 초대하는 몫은 공룡의 활동가들이 각각 나누어 가졌는데요, 만나뵙고 싶은 분들을 섭외하며 준비기간 동안 공부도 하고 매우 설레였던 공룡들이었습니다.

 

이런 공룡들의 사심가득한 초대에 응해주신 연사님들과 컨퍼런스를 찾아주신 여러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행사 시작합니다!

 

첫번째 세션 [현장미디어, 더하고 나누기] 션의 발표를 해주신 연사님은 이전 컨퍼런스에서도 꾸준히 소개했던 미디어활동가들의 공동제작 프로젝트 <미디어로 행동하라! in OO>의 준비모임에 참여하고 계시는 김슬기님입니다.

 

슬기님은 강릉에서 청소년, 청년들이 스스로 해나아가는 문화,예술 무대 만들기 활동을 하는세손가락에서 활동하고 있는데요, 미디어로 행동하라에서는 잡지팀 코디네이터로 매년 프로젝트를 열고 계십니다. 이번 체인지온@공룡에서는 그동안 <미디어로 행동하라!> 프로젝트에 참여하시면서 본인이 경험한 것들과 변화한 점등을 솔직하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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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번째 연사, 미디어로 행동하라! 준비모임의 김슬기님의 발표

 

<.>프로젝트에서 현장의 사람들을 만나고, 또 다른 미디어활동가들을 만나면서 제작자로서도 많은 힘을 얻게 되었다는 말씀과 <.>프로젝트를 본인 주변의 사람들과 나누면서 활동하면서 갖는 고민들을 나누었던 경험을 이야기 해주셨는데요, 발표 중에 울컥하셔서 다급히 티슈를 찾아 가져다 드리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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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의 이슈를 나누고 미디어활동가들이 교류하기 위한 취지의 <.> 프로젝트

 

각각의 발표가 끝난 후에는 연사님을 초대한 공룡 활동가와 연사님의 Q&A를 진행했는데요,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하고 있는 공룡의 김설해 활동가가 안내자로 질문을 드렸습니다. 4 5일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제작을 하며 어려웠던 점은 없는지 소소한 에피소드들을 듣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프로젝트에서 해보고 싶은 것들이 있는지 이야기를 들어보기도 했습니다. 사실 궁금해하던 것들에 대해 이미 발표에서 상당 부분 이야기를 해주셔서 Q&A에서는 힘차게 내년 프로젝트를 도모하는 이야기들을 많이 나누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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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슬기님과 슬기님을 섭외한 공룡 김설해 활동가의 Q&A

 

세션1 [현장 미디어, 더하고 나누기]의 두 번째 발표는 올해로 (무려) 21회를 맞는 인천인권영화제에서 활동하시는 넝쿨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지역에서 다양한 미디어 활동을 하고 있는 공룡은 늘 이렇게 만든 컨텐츠들을 누구와 어떻게 나눌지’에 대해서 고민입니다. 인천인권영화제가 11년이라는 오랜 기간동안 어떤 이들과 어떤 방식으로 영화를 나누었는지, 활동가들은 어떤 자세로, 어떤 과정을 거쳐 영화제를 여는지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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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인권영화제 넝쿨 활동가를 섭외한 공룡의 이혜린 활동가

 

넝쿨님은 현재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의 활동가인데요. 이전의 황새울 방송국들소리촛불방송국등 현장의 이야기를 담는 영상 활동을 해오면서 인천인권영화제 활동을 하게 되기까지 어떤 고민의 흐름을 갖고 계시는지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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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넝쿨님이 인천인권영화제에 함께하게 되었던 배경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중

 

인천인권영화제 활동가들은 어떻게 영화를 인권의 눈으로 읽을 것인지 서로 많이 토론하고 학습하면서 이런 내용들을 바탕으로 영화제 주제부터 자료집 제작까지 많은 고민을 담아 진행하고 계시다고 합니다. 때로는 현장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영화를 나누기 위해 거리 상영회를 하기도 하고 현장에 계신 분들이 영화제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발언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계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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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려 21회를 맞이하고 있는 인천인권영화제의 역대 포스터

 

자신이 속한 세계의 문제들에 관해 속 편히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장으로 영화제가 넝쿨님에게도, 또 영화제 관객들에게도 힘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무척 감명 깊었습니다. 어떻게 부르든 의미있는 컨텐츠를 잘 나누기 위한 고민은 늘 숙제처럼 남아있는 공룡들에게도 인천인권영화제의 사례를 보면서 많은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c2%b1x%c2%b8%c2%b208      ▲ 넝쿨님과의 Q&A 진행중

 

두 번째 세션 [고립과 침묵을 거부하다]에서는 현재 매우 왕성한 활동을 펼체고 계시는 두 분의 연사님을 초대해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먼저 서울/경기지역의 젠트리피케이션(우리말로는둥지 내몰림)으로  쫓겨나는 상가 세입자 분들과 음악으로 함께 연대하고 계시는 자립음악생산자조합 황경하님의 발표를 청해 들었습니다. 재개발 현장에서 쫓겨나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음악에 담아 <takeoutdrwaing>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뮤지션들의 옴니버스 음반을 제작하기도 하신 황경하님은 본인 스스로 뮤지션이기도 하면서 다양한 공연/음반 기획자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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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대 앞두리반에서부터 아현포차 골목까지, 음악가들의 연대 활동을 영상과 함께 보여주신 황경하님

 

홍대 앞 두리반, 테이크아웃드로잉, 가로수길 우장창창, 옥바라지 골목, 아현포차 등등의 재개발 현장에 스쾃, 공연, 페스티벌, 현장의 이야기를 담은 음악 창작, 녹음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동을 해오셨던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려주셨고 그 가운데서 본인은 또 어떤 마음으로 연대를 해왔는지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들을 들려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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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경하님과 공룡의 오재환 활동가의 Q&A (어쩐지 듀엣 공연 사진 같은 느낌적 느낌!)

 

자립음악생산자조합의 황경하님을 섭외한 것은 공룡에서 음악 활동을 하는 오재환 활동가인데요. 음악으로 연대 활동을 할 때 뮤지션이 현장 혹은 청자와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에 대한 질문에 황경하님은 뮤지션들 스스로가 주체적으로 자리를 기획하는 것이 중요한 조건이라는 점과, 청자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는 점을 느꼈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세션 2. [고립과 침묵을 거부하다]의 두 번째 발표는 지역독립잡지인 <지글스>를 만들고 계시는 달리님이 해주셨는데요. 달리님은 <문화기획 달> 소속으로 지글스의 발행 외에도 농촌 사회에서 여성의 삶을 주제로 한 강연이나 모임, 캠페인, 연극 등 다양한 활동을 지리산 일대와 전국을 다니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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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에서 글쓰는 여자들 <지글스>의 발행인 달리님

 

지리산으로 귀촌한 지 7년째 되는 달리님은 주변에서 살아가는 여성분들의 이야기를 잡지로 담아보자는 가벼운 생각으로 <지글스>를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필자들이 직접 돈을 모으고 농산물을 팔아 인쇄비를 충당하는 등 가볍고 즐거운 에너지로 발행을 시작한 잡지가 3년째 계속되어오면서 구독자를 늘리고, 또 발행할 때마다 모여서 합평회를 하는 사람들이 생기고, 모인 사람들이 또 농촌 사회 성문화 캠페인 같은 것을 기획하는 등 점점 활동을 확장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때로는 사람들이 낯설어하거나 불편해하는 주제들(예컨데 퀴어 세션)을 다루면서 부딪히게 되는 주변 반응( ‘왜 여자끼리만 하느냐등등의 공격적인 질문)에 필자들 스스로 강해지고 또 공부하는 계기를 갖기도 한다고 하셨는데요. 그런 가운데에서도자기 스스로를 위한 글쓰기라는 태도를 잃지 않고 계시다는 이야기가 감명 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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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리님과 공룡 박영길 활동가의 Q&A

 

달리님과의 Q&A는 마을에서 잡지를 만드는 게 꿈인 공룡의 박영길 활동가가 진행했는데요. 부러움을 가득 담은 질문들에 달리님이 차분하게 대답해 주셨습니다. 농촌 사회에서 어머니로서 혹은 아내로서 겪게 되는 어려움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껄끄러운 일이 될 수 있어도 본인들 스스로에게는 마치 대나무 숲에 속마음을 이야기 하듯이 필요한 과정이라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마지막 발표는 [함께 만드는 기록의 힘]이라는 섹션의기억하고 기록하고 행동하는 아카이브라는 주제로 아카이브랩의 전혜영님이 발표해 주셨습니다. 기록관리에 관한 국내의 민간 영역 시스템이나 사례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컨설팅과 오픈소스 워크숍등의 활동을 통해 비영리들의 아카이빙을 지원하는 활동을 하고 계시는 전혜영님은 4.16 기억저장소나 부산로컬리티 아카이브 등 사회적 이슈를 참여형으로 기록하는 아카이빙 하는 프로젝트를 지원하기도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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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발표를 해주신 아카이브랩의 전혜영님

 

발표는 아카이브의 기본 개념부터 시작해서 비영리에서 아카이브를 구축할 때 고민해야 할 지점들을 국내외 사례를 많이 들어 이야기 해주셨는데요. 공동체의 기록을 남길 때는 그 공동체의 필요에 의해 적절한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설명되었습니다. 또한 여러 컨설팅 경험이 있으신만큼 비영리들의 현실적인 조건을 고려하며 고민해 오신 것들을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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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혜영님과의 Q&A 진행중

 

마지막 발표는 공룡에서도 온라인플랫폼과 지역 미디어활동 콘텐츠의 아카이빙을 고민하며 잘 풀리지 않았던 부분들에 대한 많은 아이디와 영감을 주었습니다. 아카이빙과 관련해서 광범위한 활동을 하시는 전혜영님께 ‘함께 만드는 기록의 힘은 무엇일지, 어떤 이유로 이러한 활동들을 계속하고 계신지’에 대해서 의견을 여쭙기도 하고 발표에서 들었던 궁금함을 좀 더 구체적으로 질문하며 Q&A 시간을 가졌습니다. 플로어에서 아카이빙을 할 때 저작권에 관련한 이슈나 아카이브 제작에 필요한 기획, 시간, 예산 등 현실적인 플랜을 짤 때 고려할 것 등을 질문하자, 연사님이 참고할만한 사례들을 들어 설명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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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까지 자리에 남아 5시간의 대장정을 마친 참가자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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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컨퍼런스에서 배포/판매한 잡지와 CD, 포스터

 

긴 시간이었지만 결코 지루하지 않은 체인지온@공룡! 컨퍼런스에서는 연사님들이 가져오신 <지글스> 잡지와 <takeout drawing> 앨범, <미디어로 행동하라> 잡지, 인천인권 영화제 포스터 등을 참여자 분들과 함께 나누었습니다. 이후에도 연사님들의 활동에 주목하며 계속 에너지를 느끼고 싶네요 ^^

 

올해 체인지온은 각 연사분들의 활동의 가치와 결을 느낄 수 있는 자리였고, 휼륭한 발표를 준비해주신 연사분들, 이 자리를 참석해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한 마음입니다.

 

내년에도 만나고 싶은 연사님들을 전국 방방 곳곳에서 찾아 비영리 미디어의 가치를 나누고 함께 즐거운 일들을 많이 상상할 수 있는 체인지온@공룡 컨퍼런스를 열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