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끝자락을 느낄 수 있었던 지난 10월 31일, 2015 체인지온@공룡(청주) 컨퍼런스가 서원대학교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외치고 모으고 행동하는 미디어”를 타이틀로 진행된 체인지온@공룡의 세 번째 이야기, 이번 행사를 주최한 <생활교육공동체 공룡>의 목소리로 직접 나눕니다.

| 한 해를 보내며 새로운 시작을!

올해로 3년째를 맞는 체인지온@공룡은 한 해 활동을 돌아보고 정리하며, 새로운 시작을 위한 기운을 모으는 자리로 삼고자 하는 바람 때문에 올해도 역시 겨울의 초입이 다 되어서야 열리게 되었습니다. 10월 31일, 청주시 서원대학교에서 드디어 ‘2015 체인지온@공룡 – 외치고 모으고 행동하는 미디어’가 막을 올렸는데요, 이제는 지역에서도 ‘체인지온@공룡’의 이름을 기억해주고 찾아와 주시는 분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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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해주신 소중한 분들께, 차린 건 없지만(?) 정성스레 준비한 간식은 바로…!! 생활교육공동체 공룡이 직접 농사지은 옥수수와 고구마,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 분들이 농사지은 홍시 등등이었습니다. 급히 오시느라 점심식사를 못하고 오신 분들께는 식사 대신으로 좋았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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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그렇게 둘러앉는 행사장의 구조 때문인지, 참여하신 분들 사이의 관계 때문인지 행사장의 공기는 가벼웠고 발표는 연사와 객석의 큰 구분 없이 서로의 눈을 보며 대화를 나누는 편에 가까웠습니다. 지역의 시민사회단체나 노동조합 활동가 분들 외에도 올해는 학생들의 참여도 늘어난 편이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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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전국의 미디어활동가들에게는 활동 사례를 공유하며 교류할 수 있는 자리로, 다른 지역의 미디어활동가 분들 역시 많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또 다사리 장애인권모임, 대안언론모임 해우소, 자유인문캠프 등 인권과 언론을 공부하고 실천하는 모임에서도 단체로 행사를 찾아주셨습니다.

| 외치고 모으고 행동하는 미디어

체인지온@공룡에서 놓치지 않으려고 하는 주제인 현장 미디어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면서, 올해는 네트워킹과 지속가능성을 중요한 목표로 삼으며 활동한 사례들을 중점적으로 섭외하게 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공룡이 지역에서 실험하고 있는 노동 미디어 분야, 미디어교육을 이수한 이후 직접 현장 뉴스를 제작해오고 있는 금속노조대전충북지부의 영상뉴스 제작단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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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조합 사무장으로, 현장 노동자로 일하며 동료들과의 이야기를 뉴스로 만드는 최병준님

발표를 맡아주신 최병준 사무장님은 평소 군중 앞에서 사회 볼 때보다 훨씬 긴장을 많이 하셨지만 탄탄하게 준비해주신 발표
내용에 지역의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이셨습니다. 6회째 제작하고 있는 현장뉴스의 앞으로 방향에 관한 고민과 노동조합에서
영상뉴스제작단 활동을 하며 겪게 되는 어려운 점과 보람에 대해 솔직담백하게 말씀해주셨습니다.

[발표 영상] [발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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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대를 위한 아카이브 – 일본 레이버넷 사례를 발표중인 야스다 유키히로님.

첫 번째 발표인 충북 금속노조 영상뉴스제작단 사례의 고민에 어떤 해답이 되지 않을까 해서 같은 섹션으로 기획한 것이 두 번째 발표인 일본 레이버넷 사례였습니다. 체인지온@공룡에 참석하기 위해 도쿄에서 슝~ 날아오신 일본 레이버넷 공동대표 야스다 유키히로님의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사실 일본 레이버넷에는 공동대표가 5명이 있다고 하는데요. 공동대표가 5명이나 있는 것은 일본에서도 꽤나 특이한 경우로 ‘사실은 대표가 없는 것’이라고…..^^;;

상근자나 사무실 없이 네트워크 방식으로 운영하며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기사를 올리는 레이버넷은 월 20만명의 방문자가 주류 언론에서는 다루지 않는 사회 문제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방문하는 일종의 포털 사이트라고 합니다. 온라인 활동 외에도 문화제나 영화제, 캠페인 등 오프라인 활동도 병행한다니 노동조합 활동과 미디어 활동을 병행하는데 있어서 하나의 좋은 모델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네요…!

[발표 영상] [발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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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 처음 발행했던 달력부터 현물로 가져와서 보여주시는 정택용님

세 번째 발표는 ‘최소한의 변화를 위한 사진달력 프로젝트 – 빛에 빚지다’의 정택용 사진가님의 발표였는데요, 사진을 찍을 때 피사체로부터의 빛에 빚지고 있다는 생각으로 그들에게 뭔가를 돌려주기 위한 고민에서 시작한 활동이 계속해서 이어지게 된 사연들을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첫 번째 달력 판매 수입이 희망버스의 종잣돈이 되었다는 사실은 저희도 처음 알았답니다.

또 매번 달력을 만들 때마다 더 많은 사진가들과 함께 하기 위해 시도했던 기획들, 깨알 같은 디자인 자랑과 셀프 디스(?)로 한 부 씩 달력을 살펴보며 정성스럽게 소개해주셨습니다.

[발표 영상] [발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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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발표는 세월호 미디어팀 (현 416연대 미디어위원회)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박종필님이 세월호미디어팀의 현재와 고민을 발표해주셨습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고 활동하고 있는지와 세월호 문제가 ‘이미 지난 일’이 아님을 알려야만 하는 현재의 상황에 대해 영상을 함께 보며 말씀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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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록이 가장 중요한 투쟁’이라는 문장으로 시작한 박종필님의 발표

원래 장애인과 빈민의 삶을 다큐멘터리로 만들어 왔던 박종필님은 세월호 참사를 보며 그 이전에도 구조되지 못하고 화재로 돌아가신 지체장애인 동료와 위험에 노출되어 죽어간 장애인들을 떠올리며 ‘우리 모두는 세월호에 타고 있다’는 말을 가슴 깊이 새기게 되었다고 합니다. 세월호는 모두의 문제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셨습니다.

[발표 영상] [발표 자료]

마지막 발표는 ‘미디어로행동하라 in 밀양’ 프로젝트의 박배일님의 발표였습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진행된 ‘미디어로 행동하라!’ 프로젝트의 올해 행선지는 밀양이었는데요, 45명의 미디어활동가들이 소리/영상/잡지 세가지 매체로 팀을 구성하고 밀양송전탑 반대 주민 분들이 강제로 행정대집행을 당한 이후 1년의 삶이 어떠했는지 다시 밀양을 찾아가서 만나게 된 이야기들을 미디어에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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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로 행동하라! in 밀양’ 를 기획 단계부터 차근차근 돌아보며 이야기 해주시는 박배일님

밀양에서 오랫동안 주민 분들과 호흡하며 ‘밀양 미디어팀’으로 활동해온 박배일님은 전국의 미디어활동가들을 밀양으로 초대하고 밀양 주민들과 연결시키는 역할을 하며 들었던 생각과, 프로젝트의 지속성에 대한 점검 등을 내용으로 발표해주셨습니다.

[발표 영상] [발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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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로 행동하라 in 밀양 소리팀에서 만들어진 밴드 ‘밀성’ (정성훈, 오재환, 수수)

[2015체인지온@공룡]공연_미디어로행동하라 in 밀양 소리팀 밀성 from Changeon@ on Vimeo.

박배일님의 발표 후에는 ‘미디어로 행동하라! in 밀양’에서 소리팀으로 활동하며 만들어진 밴드 <밀성>의 공연이 있었습니다. 밀양 어르신들 이야기를 그분들의 목소리로 듣고 노래로 옮겨 만든 곡들을 불러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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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의응답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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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객석에서의 질문

5시간에 걸친 대장정은 질의응답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사실 시간이 약간 모자라서 질의응답 시간에 충분히 이야기 나누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지만, 아쉬움은 뒷풀이 자리에서 해결하기로 하고 다음을 기약하고 헤어졌습니다^^ 발표자들만큼이나 집중해서 밀도있는 시간 만들어주신 관객분들게 정말로 감사한 순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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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미디어활동가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쌓이는 고민들을 조금이나마 나눠보고 지역의 비영리들이 미디어를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체인지온@공룡이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며 마지막으로 단체사진과 뒷풀이 사진을 남겨둡니다. 후후훗…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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