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한 풀 꺾여 시원함을 주던 지난 7월 2일 목요일, 2015년도의 첫 체인지온@인 체인지온@between(이하 비트윈)이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렸습니다. ‘체인지온@비트윈은 지난 2012년 이래로 이번에 3회차를 맞이 하는 행사로, 부산의 미디어협동조합인 미디토리에서 주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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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미래의 기억이 시작되는 곳”을 주제로 열렸던 이번 체인지온@비트윈의 이야기를 주최기관인 미디토리의 시선과 목소리로 담아 보았습니다. 이번 체인지온@이 어떻게 준비되었으며 행사를 진행하고 마무리 하면서 못다한 이야기들까지, 아래에서 생생하게 만나 보시기 바랍니다.^^

(당일의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본 컨텐츠 하단에 첨부된 후기를 참고 해주세요)

 # 체인지온@비트윈, 준비 과정 

2015 비영리 미디어 컨퍼런스 체인지온@비트윈을 준비하면서 처음 주제를 잡을 때 (늘 그렇듯^^;)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지역의 비영리 관계자들에게 새로운 미디어 트렌드를 알려주는 기획을 잡기엔 저희가 그 분야의 정보를 빠르게 취합할 수 있는 환경이 있지 않았고, 지역의 미디어를 소개하기엔 이미 세 차례의 컨퍼런스에서 다룬 내용이라 ‘새롭고, 의미 있는’ 기획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전체 기획을 먼저 만들지 않고, 이야기가 듣고 싶은 연사들과 프로젝트 등을 정리했습니다. 언제나 새로운 이야기는 지역 어느 곳이든 능력자들이 먼저 나서주고 계셨으니깐요. 뒷 이야기를 듣고픈 분들은 많았지요. 그렇게 저희만의 인명사전이 서른 명에 달하던 어느 날! 그러다 정말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의 덩어리가 만들어져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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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바로 ‘기록’과 ‘기억’이라는 키워드였습니다. 1999년 기록관리법 제정 이후 10년이 지난 지금 아카이브와 기록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넓어지고 있었고, 지난 해 세월호 사태라는 커다란 사고를 겪고, ‘함께 기억해야 한다’는 사회적 의식이 두드러진 것 같아요.

비영리 단체, 시민단체, 마을기업 등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사회적 기억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주체로 나서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같이 기록하고 기억해서 풍부한 역사가 살아 숨쉬는 지역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도요. 이것들이 기록이라는 세부적인 행위에 새롭게 주목하는 이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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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은 역사의 서막이다’는 미국 국가기록원의 사명에서 ‘프롤로그’라는 단어를 따와 전체 기획을 완성하였습니다. 그래서 초반부 주제 강연에서는 기록과 아카이빙에 대한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기록관리 전문가 선생님을 모셨고요,물론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기록에서 역사가 시작한다는 관점이 뛰어나신 분으로요. 그리고 이 개념들을 바탕으로 인터렉티브 웹이나 참여형 웹 아카이브, 시집, 사진집 등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아카이브를 구축한 사례들을 들려주실 수 있는 연사분들을 섭외하였지요.

 # 체인지온@비트윈, 기억에 남는 것들 

기억에 남는 과정이라면, 연사 분들과 소통과정이었습니다. 지역에서 기록관련 컨퍼런스를 연다는 것만으로 기획하는 내내 설레였고, 이 마음이 연사 분들에게 잘 전달되었던 것 같습니다. 지역에서 큰 규모의 기록 행사를 준비한다는 것에 연사분들은 모두들 반가워하셨고, 단 번에 일정까지 변경하시면서 수락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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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당일 날 급하게 강연 자료를 받는 경우도 있었지만, 연사 분들의 활동을 세세하게 살펴보고 강연 방향을 잡고 함께 피드백 했던 부분은 내부적으로 기획을 한 번 더 정리하는 과정도 되었기에, 전반적으로 완성도 있는 컨퍼런스의 흐름을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제 컨퍼런스 주최 4년차가 되는 시점인데, 노하우도 조금씩 생기고 우리 미디토리만의 관점도 만들어지고 있는 때인 것 같습니다. 올해를 기점으로 정말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사회의 흐름을 잘 더듬어 비영리 관계자들이 잡기 쉽게 만들어 드려야 되겠다는 앞으로의 기획 방향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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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완성도 있는 행사를 만들려면 작은 부분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는 교훈을 아주 절실하게 깨닫은 해이기도 합니다. 비영리 오픈 전시회의 참여도가 생각보다 많지 않았고, 빔도 한 번씩 문제를 일으켜 행사 흐름이 깨질 뻔한 일도 조금씩 있었습니다.

사회적기업 간식 리스트를 제공하거나, 연사 추천 도서 목록을 제공한다는 식의 세심한 기획은 비트윈에서 잘 배워 응용하였습니다. 여기도 많~은 시간과 힘이 들어간다는 것을 깨달았지요. 헉헉^^;;

 # 체인지온@비트윈, 다음을 위해 

부산에서는 작년에 <2014 비영리 미디어 컨퍼런스 ChangeON>이 “단디하소!”라는 타이틀로 개최되었지요. 이번 참여자  분들 중 상당 수가 지난해 체인지온을 참가해보시고 연속으로 참여하신 분이었습니다. 체인지온만의 빈틈 없는 진행과 깨알 같은 이벤트를 기대하고 오신 분들에게는 생각보다 작고 느린 행사였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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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작년과 많이 차이가 나네?” 라고 피드백 주신 분들이 많았어요. 체인지온과 체인지온@을 헛갈려 하시는 분들도 많아서 이 부분을 잘 설명 드리기 위해 진행에서도 언급, 오프닝 영상에서도 언급, 마지막에도 한 번 언급을 했는데…당장은 아니더라도, 꾸준히 체인지온@비트윈을 개최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이 메커니즘을 잘 이해하시겠지요.

더불어 우리 체인지온@비트윈 만의 색깔, 미디토리만의 관점을 만드는 것이 매년 과제로 남는 데요. 정말 뜨거운 박수라는 단어의 뜻을 실감한 올해를 거치면서 이 어려운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쾌한 단서를 얻은 듯합니다. 그 단서는 바로, 우리 안에 있었다는 것. 우리가 지역사회에서 나누고 싶고 하고픈 게 바로 체인지온@비트윈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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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응원해주시는 다음세대재단 식구들과 함께 찬찬히 지역에서 환영받는!
미디어 컨퍼런스를 만들어 가야겠어요. 쭈욱!

[후기] 2015 체인지온@비트윈 프롤로그: 미래의 기억이 시작되는 곳 / 미디토리
체인지온@ 현장 진행 사진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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