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체인지온 컨퍼런스
작고, 깊고, 강하게 – 하나의 점에서 다시 시작
@동락가
가을이 되기도 전에 많은 분들이 “올해 체인지온 컨퍼런스는 어떻게 진행하나요?”라고 질문해주셨습니다. 다음세대재단도 체인지온 컨퍼런스를 준비하는 데 많은 고민이 있었는데요.
‘기약할 수는 없지만 다시 대규모 인원이 모일 수 있을 때까지 연기할까?’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서 온라인으로 진행할까?’
2020 체인지온 컨퍼런스는 기존의 ‘크고, 넓고, 느슨한’ 방법에서 ‘작고, 깊고, 강한’ 만남이 있는 컨퍼런스로 변경하기로 하였습니다. 이 시점에서 공유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티저 영상으로 제작하여 많은 분들이 올해 체인지온 컨퍼런스 진행 방식과 그 배경에 공감하고 응원해주셨습니다. 영상 보기
인권 옹호, 통계물리학, 디지털 기술 등 비영리 활동을 하는 데 중요하지만 평소에 접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주제의 책을 읽고 글을 제출하는 과제까지 있었지만 모집을 시작한지 1주일도 안되어 모든 프로그램 신청이 마감되었습니다. 참가자 분들과의 만남을 기대하며 저희 체인지온 컨퍼런스 사무국도 사전 패키지부터 정성스럽게 제작하여 택배로 전달해드렸습니다. 사전 패키지를 받은 감동과 체인지온에 대한 설렘을 적어 소셜미디어에 공유해주신 분들도 많았습니다.
드디어 2020 체인지온 컨퍼런스가 시작되었습니다! 체인지온 컨퍼런스가 진행되는 동락가를 찾기 어려워하시는 분들을 위해 배너도 세우고 기념 촬영도 하실 수 있도록 포토월도 만들었습니다. 마음도 몸도 어려운 시기에 체인지온 컨퍼런스를 찾아주신 분들을 환영하고자 다음세대재단 전 직원이 마음을 담아 따듯한 분위기로 현장을 꾸몄습니다. 오시는 분들의 성함을 웰컴보드와 창문에 적고 싱그러운 가을 꽃을 꽃병에 꽂았습니다.
첫 프로그램인 <길을 잃고 길을 보다>가 시작되었습니다. 노들장애인야학 고병권 선생님께서 연구 공동체 ‘수유너머’에서의 경험과 노들장애인야학을 비롯한 다양한 현장에서 철학을 가르치며 깨달은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비영리 활동에 대한 공감대를 토대로 철학과 이론을 넘어 현장에서 답을 찾고자 하는 이야기가 예정된 종료시간을 훌쩍 넘긴 저녁 7시까지 화기애애하게 이어졌습니다. [강연 자료 보기]
두번째로 진행된 프로그램은 <디지털 너머를 만드는 비영리>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서비스가 그 어느때보다 활발하게 이용되는 이 시점에서 기술의 이면과 비영리 활동가로서 생각해볼 이슈들이 무엇인지 짚어보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쉽지 않은 주제였음에도 불구하고 소규모 모임인만큼 책임감을 가지고(?)소중한 연차까지 내 책을 끝까지 읽어오셨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강연 자료 보기]
세번째 프로그램 <자기배려에서 출발하는 사회운동>에서는 20년 넘게 뚝심있게 인권 활동가의 길을 걸어오신 인권연구소 ‘창’의 류은숙 대표님과 함께했습니다. 류은숙 선생님은 몸담아온 인권 활동의 지난 날을 돌아보며 ‘인권 활동이란 늘 갱신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나눠주셨습니다.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오랫동안 소신을 가지고 스스로를 지키며 비영리 활동을 하는 데 ‘자기 배려’가 얼마나 중요한지 성찰해볼 수 있었습니다.
네번째 프로그램 <데이터에 기반한 세상 이해>에서는 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 김범준 교수님과 생활 속에서 살펴볼 수 있는 통계와 데이터를 소재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통계와 데이터는 사업을 기획하고 평가하는 데 무척 중요한 요소이지만 조금 어렵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인데요. 통계에 대한 잘못된 분석과 해석이 어떻게 데이터가 되는지 예리하게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이슬아와 함께 하는 글쓰기 워크숍>을 마지막으로 2020 체인지온 컨퍼런스는 막을 내렸습니다. 작가님이 글을 쓸 때 염두에 두는 것들을 나눠주시며 비영리 활동가의 글쓰기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체인지온 담당자로서 후기를 쓰는 지금도 글쓰기는 쉽지 않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행동에 변화를 만들 수 있는 글을 써보고 싶다는 마음이 샘솟는 시간이었습니다.
다음세대재단은 코로나19와 함께 생활하는 어려운 시기에도 변함 없이 체인지온을 찾아주시는 분들을 따듯하게 맞이해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컸습니다. 이번 체인지온 컨퍼런스는 이전보다 규모는 작아졌지만 그만큼 참가자 여러분을 가깝게, 오랜 시간 만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참가자 여러분을 만나기까지 눈에 보이는 것부터 보이지 않는 곳까지 정성과 노력을 다했습니다.
저희의 마음에 응답해주시듯 참가자 분들은 물론 연사님들도 ‘사람과의 만남과 연결이 그리운 때에 만난 체인지온 컨퍼런스는 고마운 자리’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영리 활동가가 더욱 관심을 가지고 현장에서 살필 것은 무엇인지 새롭게 깨닫게 된 자리라는 이야기도 남겨주셨습니다.
“알아 듣고 알아 볼 수 있도록 언제까지라고 확답 할 수 없지만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길을 잃고서 길을 보다’ 참가자 후기-
“이번 체인지온 컨퍼런스를 계기로 디지털 기술의 오류적 환상에 대한 자각의 계기가 되었고
선한 도구로 사용할 수 있도록 비영리기관에서의 지켜봄이 중요하다는것을 느꼈습니다.
디지털의 도구를 잘 사용하되 우리가 도구화 되는 주객전도의 세상을 경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디지털 너머를 만드는 비영리’ 참가자 후기-
“‘자기 개발’과 구분되는 ‘자기 배려’는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인상 깊었습니다.
내가 항상 옳을 수 없기에 대등한 관계인 누군가가
나의 곁에서 함께해 주는 것이 너무나도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러기위해 저도 누군가에게 ‘곁에 두고 싶은 사람’이 되어야 겠지요.
뭘 해야할까요? 또 다른 고민이 시작되는 자리였습니다.”
‘자기 배려에서 출발하는 사회운동’ 참가자 후기 –
“통계물리학을 통해 현장을 바라볼 수 있는 시야가 넓어질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사실에 대한 이해가 기반이 되어야 탄탄한 현장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귀한 배움을 얻었습니다.”
‘데이터에 기반한 세상 이해’ 참가자 후기-
“세심한 배려와 챙김으로 따듯했던 시간이었습니다.
(비영리 활동가로서) 글쓰기에 윤리적이고 세심한 시선을 갖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슬아와 함께하는 글쓰기 워크숍’ 참가자 후기 –
2020 체인지온 컨퍼런스를 준비하며 다음세대재단이 읽은 책과 연사님들의 추천 도서 목록도 곧 공개할 예정이니 올 연말은 안전하게 댁에서 읽어보시면 어떨까요? 체인지온 컨퍼런스에서 나눈 더 많은 이야기는 2021년 1월 중 전자책으로 발간될 예정이니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내년에는 더 많은 분들과 마스크 없이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며, 끊임 없이 진화하는 체인지온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