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까지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닷컴 기업은 성공의 열쇠였다. 제안서 하나만으로도 수억원의 투자금이 몰렸고, 주식
시장은 달아올랐다. 하지만 거품은 반드시 꺼지기 마련이다. 2000년부터 닷컴의 거품은 한꺼번에 꺼져버렸다. 몇몇 사람들은
시기를 잘 만나 큰 돈을 만졌지만 뒤늦게 닷컴 열풍에 합류한 사람들은 많은 돈을 날리고서도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조차 알지
못했다.
그러나 닷컴 붕괴 이후에도 살아남은 기업들은 있었다. “닷컴 붕괴 이후에도 살아남은 기업들이 있었다”라는 사실이 웹2.0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였다.
웹2.0
의 개념은 [오라일리 O’Reilly]와 [미디어라이브 인터내셔널 MediaLive International]의 브레인스토밍
과정에서 탄생하였다. 오라일리의 부사장이었던 데일 도허티는 닷컴 붕괴 이후에 살아남은 기업들은 어떤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그 공통점과 웹에 일종의 전환점을 찍은 닷컴 붕괴를 표현하는 것을 웹2.0이라고 부르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다. 이후 오라일리
미디어가 2004년 10월에 일주일 동안 샌프란시스코에서 웹2.0 컨퍼런스를 개최했는데 이때부터 웹2.0이라는 단어가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올해 Web2.0 Summit는 11월에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다.)
불
과 3년만에 웹2.0은 하나의 유행이 되고 표준이 되었는데 용어의 탄생과정은 좀 특별하다. 일반적으로 현상이나 개념이 나타나고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내는데 웹2.0은 반대로 웹2.0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내고 이를 하나하나씩 개념정리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대해 김중태씨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탄생과정을 보면 알겠지만 ‘웹2.0’은 일반적인 낱말 탄생의 과정과 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보통은 개념이 먼저 만들어지고 이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새낱말을 만들기 마련이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IT낱말은 신기술이나 신제품이 발표되면서 여기에 사용된 기술을
설명하기 위해 탄생하는 경우가 많다. 대개의 경우 발표자는 참석자에게 새 낱말을 소개하면서 새 낱말의 개념을 이해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웹2.0은 반대로 막연한 현상을 가리키는 낱말을 먼저 만든 뒤에 그 현상이 무엇이며, 그 현상의 특징이
무엇인지를 정의하는 과정을 밟고 있다. 일단 낱말을 만들고 이 낱말의 개념이 무엇일까를 고민하고 있는 반대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 김중태 문화원 http://www.dal.co.kr/chair/semanticweb/sw1501.html
앞
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웹2.0은 여러가지 의미로 해석이 된다. 기술과 인터넷의 새로운 버전이 아니라 질적 변화라고 표현되기도
하고, 개방/공유/참여의 정신을 구현한 웹서비스라고도 한다. 그것도 아니고 원래 웹2.0은 현상적인 표현에 불과하고 본래의
웹으로 되돌아가자는 회귀의 정신이라고도 표현한다.
2004년 웹2.0이라는 단어가 생기고 3년이 흘렀다.
웹2.0은 어느덧 하나의 유행이자 현재의 인터넷을 설명하는 키워드로 자리잡았다. 구글 검색에서만 web2.0은 천오백만건의
검색결과를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보기에 웹2.0은 비지니스나 마케팅의 용어로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지만 본래의 웹이 가지고 있는
정신을 제대로 구현하자는 의미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닷컴 열풍 때문에 인터넷이라는 네트워크가 가지고 있는 본질적 속성에 대해
소홀하게 생각했던 점을 반성하고 개방과 공유, 참여라는 것이 웹이라는 네트워크 공동체를 어떻게 변화시켜나갈 것인지를 진지하게
모색하고, 우리가 꿈꾸는 공동체의 미래를 하나하나씩 디자인하고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