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긴해보이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했는데 막상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때, 다음 수순은 당연히
‘삭제’다. 그렇지만 세상일이 늘 그렇잖은가. 설치는 쉽지만 삭제는 만만찮다. 깨끗이 제거되지 않고 꼭 찌꺼기를 남겨 PC를 살찌운다. 돼먹지
못한 SW일수록 뒤끝이 지저분하다. 어김없다.
실행파일 하나만으로 이뤄진 ‘휴대용 SW’를 반기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아무 폴더에나
저장해두고 쓰다가 싫증나거나 필요없으면 실행파일만 제거하면 끝이다. 업무상 여러 대의 PC에서 작업하는 경우엔 더욱 요긴하다. 똑같은 SW를
PC마다 설치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어주기 때문이다. 휴대용 ‘파이어폭스’를 USB 메모리에 넣어 들고 다니며 아무 PC에서나 꽂아 실행시키면
되는 식이다.
포터블앱스는 이처럼 요긴하게 쓸 수 있는 휴대용 SW만 모듬으로 제공하는 기특한
사이트다. 웹브라우저, e메일 클라이언트, 그래픽 및 멀티미디어 SW 등 40여가지 이상의 휴대용 SW를 내려받을 수 있다. 일정관리 SW나
보안 및 안티바이러스 솔루션, 비밀번호 관리 SW 등은 특히나 휴대용으로 제격이다.
일일이 내려받기가 번거로운 귀차니스트라면 아예 ‘스위트’ 형태의 묶음배포판을 내려받으면
된다. 스위트는 스탠더드(89.5MB)와 라이트(30.4MB)의 두 버전으로 제공된다.
스탠더드 버전의 경우 파일을 내려받아 압축을 풀었을 때의 용량이 256MB 정도다.
더구나 포터블앱스에서 제공하는 SW는 모두 무료다. 무료로 공개된 오픈소스SW들을
휴대용으로 손질했기 때문이다. 주요 SW별로 어떤 운영체제에서 사용 가능한지를 알려주는 ‘호환성
체크‘ 페이지도 제공한다.
PC가 지저분해질까봐 새로운 SW 설치를 망설이는 이용자나 이동하면서 업무를 주로 보는
직장인이라면 눈여겨볼 만한 사이트다. 사용성이나 편리성도 만족스럽지만, 오픈소스SW의 공유 정신을 더욱 효과적으로 살리고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512MB 정도의 USB 메모리에 포터블앱스 스위트를 담아 풀뿌리 시민단체에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해보면 어떨까 싶을 정도로.
🙂
<덧> 오해의 소지가 있을 듯해 덧붙입니다. PortableApps.com에서 제공하는 휴대용 SW들은
설치파일 하나로만 구성된 SW는 아닙니다. SW를 내려받아 압축을 풀면 실행파일과 하위 폴더 등이 생기지만, 제거하고 싶을 땐 해당 폴더만
지우면 됩니다. ‘스위트’를 압축을 풀고 통째로 USB 메모리에 넣어두고 쓰는 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