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소치 동계 올림픽 김연아 선수의 경기 결과가 아쉽게 은메달로 끝나고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서는 심판과 러시아에 대한 비판적인 글들이 부글부글 끓어 올랐습니다. 심판진 구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는 온라인 기사도 나고 과거 러시아 팀의 이력에 대한 기사도 납니다.

그러던 중 판정 결과에 대한 공정한 조사와 재심사를 요청하는 온라인 청원 페이지가 온라인 공간을 휩쓸기 시작했고, 해당 청원은 21일 오후 6시, 100만이 넘는 사람들이 서명, 24일 오후 8시 200만이 넘는 사람들이 서명했다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관련 청원은 체인지닷오알지, 다음 아고라, 아바즈 에 게시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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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피겨스케이팅 경기 결과에 대한 조사와 재심사를 요청하는 청원 페이지>

김연아 때문에 만들어진 온라인 청원의 파괴력

청원이라고 하는 것은 전형적인 운동의 방법입니다. 한가지 사안과 이슈에 대해 공감하는 사람들의 서명을 받고 이를 바탕으로 변화를 이끌어 내는 방식이죠. 이슈에 공감하는 사람들의 규모를 확인시킴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이 청원의 힘은 온라인에서도 굉장히 유용한데요, 다음 아고라 를 통해 이슈를 확산하여 성공적인 변화를 이끌어 낸 사례들이 적지 않았었죠.

소셜미디어가 발달함에 따라 사람들이 어떤 관심사에 반응하고 열광하는지, 해당 키워드에 열광하는 사람들은 누구이며 어떤 사람들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이런 시대에 온라인 청원은 관심사가 동일한 사람들에게 전파되며 그 영향력을 계속 키워갈 수 있는 조건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온라인 청원과 소셜미디어가 결합될때, 얼마나 놀라운 결과가 일어나는지의 단적인 사례가 바로 김연아 선수의 경기 결과 판정에 대한 조사와 재심사를 요청하는 청원이 아닌가 합니다. 하루만에 100만이 넘는 사람들의 서명을 받아 내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으니까요.

많은 사람들이 소셜미디어에서 그저 불만에 찬 글을 작성하고 있을때 누군가 작성한 청원이 그 에너지를 끌어들여 변화를 바라는 엄청난 힘으로 결집시키게 되는 것을 볼때, 사회 이슈나 입법 이슈를 다루는 비영리 기관에서는 여전히 효과적인 운동의 툴로 온라인 청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온라인 청원 어떻게 하면 좋을까?

비영리 기관들이 자신들의 활동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좋은 디지털 툴들을 활용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는 아이디얼웨어(Idealware)“몇 가지 훌륭한 온라인 청원 툴(A Few Good Online Petition Tools)”이라는 글에서 온라인 청원을 고려할때 생각해볼 것들과 사용 가능한 툴을 짚어 주고 있습니다.

이들은 온라인 청원을 통해 강력한 지지자들을 얻는 것은 해당 비영리 단체가 관심을 기울이는 공익(Cause)에 관심있는 사람들의 리스트를 얻는 것과 같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청원의 경과를 알리면서 단체의 활동에도 동참해줄 것을 알린다면 이들은 중요한 기부자나 자원활동가로 전환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이들은 청원을 개설할때 해당 온라인 페이지에서 사람들이 단체이 이메일을 구독할 수 있는 창을 함께 제공하면 더 효과적이라고 조언합니다.

온라인 청원은 복잡한 기능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현재 보유하고 있는 컨텐츠 관리 시스템을 활용해서 시작할 수도 있다고 조언합니다. 온라인 청원에서 필요한 핵심 기능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름과 연락처를 입력하여 서명할 수 있는 기능이니까요. 부가적으로 청원의 진행 경과를 알려줄 수 있는 기능, 확산시키는데 필요한 이메일로 퍼뜨리기나 소셜미디어로 퍼뜨리기 기능이 덧붙여진다면 더 널리 확산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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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와 이메일을 통해 서명에 참가한 사람의 주변과 관심사가 맞는 사람들의 주변으로 확산될 수 있음.>

구글 드라이브에서 제공하는 폼 만들기로도 청원 양식을 만들 수 있을 것이고, 게시판과 댓글 기능 만으로도 청원 페이지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직접 청원 페이지를 만들기에 어려움이 있다면 비영리 단체 뿐 아니라 개인도 무료로 활용할 수 있는 청원 사이트들을 활용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공익을 위한 온라인 청원 툴들

해외 온라인 청원툴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김연아 선수 관련 청원으로 뜨거웠던 청원 사이트인 체인지닷오알지( http://www.change.org/ ), 그리고 무브온닷오알지( http://petitions.moveon.org/ )가 있습니다. 백악관에서 운영하는 청원사이트인 위 더 피플(We the People, http://petitions.whitehouse.gov )도 영향력이 큰 청원 사이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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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체인지닷오알지, 무브온닷오알지, 위 더 피플 메인페이지 화면>

다만 이 청원 사이트들은 영어를 기본으로 작성되어야 하기 때문에 국제적인 이슈 내지는 해외에 있는 사람들에게 알려서 공감을 얻어야 하는 이슈가 아니라면 사용을 고려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한국어로 청원을 작성할 수 있고 한국 사용자들에게 알려져 사용될 수 있는 온라인 청원 툴은 아래와 같습니다.

(이 외에 좋은 툴이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1) 다음 아고라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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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아고라에 올라온 청원 페이지 화면>

한국어로 이용 가능한 무료 청원툴을 꼽으라면 가장 먼저 다음 아고라 청원 툴을 꼽을 수 있습니다. 다음 계정을 보유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청원을 작성하는 것이 가능하고, 사회적 이슈에 반응하는 사용자들이 더 많다는 점에서 가장 먼저 고려해볼 만한 툴입니다.

청원을 작성한 다음에는 소셜미디어로의 확산에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데요, 다음 아고라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트위터로 보내기 버튼,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버튼을 잘 활용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청원에 참가하는 분들에게도 소셜미디어로의 확산을 요청하는 것이 중요한 작업이 되겠습니다.

2) 아바즈 https://secure.avaaz.org/kr/pet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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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즈 소개 페이지 화면>

아바즈는 국제적인 온라인 청원 커뮤니티입니다. 세계적인 청원 이슈들이 게시되지만 한국어로 이용이 가능한 곳인데요, 아바즈의 뜻은 “목소리”, “노래”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지구촌의 문제를 몇몇희 엘리트 정치인과 특정 의회가 결정하도록 하지 않고 전세계의 다양한 시민들의 관점과 가치가 반영될 수 있도록 돕는 활동을 하는 비영리 단체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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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즈에서 청원서 만들기 화면>

아바즈에서 청원서를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간단하며, 청원을 위한 중요한 꼭지의 내용을 작성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주고 있어 쉽게 작성이 가능합니다. 청원을 요청할 대상, 시정되었으면 하는 내용, 중요한 이슈인 이유로 나누어 내용을 입력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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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즈에 올라온 청원 페이지 화면>

서명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이메일을 입력하는 것만으로 가능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슈에 대한 의견을 남길수 있는 란을 선택사항으로 주고 있고, 서명참여와 동시에 페이스북에도 게시할지 여부를 선택하도록 되어 있어 소셜미디어로의 확산을 더욱 장려하고 있습니다.  

3) 이슈온 http://www.issue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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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온 메인 화면>

이슈온은 누구나 청원을 만들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2012년 만들어졌습니다. 소개 페이지의 내용에 따르면 누구든 이슈를 제안하고 검증하는 것, 합의된 이슈에 대한 온라인 서명을 통해 여론을 조성하는 것, 청원단을 조직하고 정책멘토단들의 자문을 거쳐 청원하여 법과 제도를 바꾸는 활동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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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를 만들기 위해서는 회원가입에 해당하는 ‘이슈온 친구맺기’를 해야하며, 이슈 만들기에서 입력해야하는 정보들은 제목, 제안이유, 유튜브 영상, 관련 이미지, 마감일, 참여목표, 상세설명, 주제별 분류 등이 있습니다. 성공적인 이슈를 만드는 것에 관한 여러가지 팁들을 한글로 확인할 수 있게 제공하고 있어 참고할 수 있습니다.

아직 크게 활성화되지는 않았고 기존의 청원도 주로 정치적 이슈가 많아 향후 어떻게 활성화 될지 지켜봐야하겠지만 청원을 위한 페이지를 무료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은 선택에 있어 좋은 참고 점이 될 것입니다.

온라인 툴을 선택하기 전과 후에는

청원을 만들기 전에는 효과적이고 강력한 메세지로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며, 청원을 만든 후에는 확산을 위한 노력이 힘을 쏟아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온라인 툴은 청원의 메시지를 확산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도구이지 메시지 자체를 좋게 만들어주는 능력을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청원을 만든 후에는 서명에 동참한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관련 소식을 알리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확산시켜 줄 것을 요청하는 것, 언론 보도를 위해 기사 제보를 하는 것,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계속해서 온라인에서 회자 되게 하는 것, 필요하다면 직접 사람들을 찾아가 요청하는 것, 전화를 걸어 동참을 요청하는 것들이 함께 시도될 수 있을 것입니다.

길게 설명드린 글을 요약해봅니다.

사회 이슈나 입법  이슈를 다루는 비영리 단체라면, 온라인 청원을 고려하세요.
온라인 청원을 시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온라인 청원을 만들 수 있는 여러가지 온라인툴이 있으며 한국인을 대상으로 청원과 서명을 진행해야할 경우 다음 아고라, 아바즈, 이슈온 등 3가지 툴을 활용해볼 수 있습니다.
해외, 특히 영어를 사용하는 시민들에게 서명을 받아야 한다면 체인지닷오알지, 무브온닷오알지,위 더 피플을 활용해볼 수 있습니다.
온라인 청원툴은 어렵지 않지만, 자동으로 확산되는 툴은 아닙니다. 메시지를 다듬고 온라인 청원이 반응을 얻어 부각될 수 있는 다양한 노력이 수반되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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