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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포스트는 독자투고입니다.


로그는 풀뿌리 미디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신문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독자투고를 알고 있습니다. 독자 투고는 미처
기사에서 다루지 못했지만 충분한 메시지를 가지고 있는 독자의 글을 배치하는 공간입니다. 한겨레신문은 독자투고를 좀더 발전시켜 [왜냐면]이라는 별도의 섹션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혹 해외 풀뿌리 단체들이 작성한 여론 조성을 위한 전략과 같은 글들을 보면 ‘독자투고’가 항상 등장합니다. 즉, 단체가 추구하는
가치와 비전, 주장을 회원들이 지역 신문사의 독자투고란에 투고해줄 것을 요청하는 것입니다. 독자투고와 비슷하게 편집자에게 이메일
보내기, 해당 관공서에 팩스보내기, 이메일 보내기 등의 전술 등도 종종 등장합니다.

단체들이 블로그에 글을 쓰는
행위는 일종의 독자투고와 같은 것입니다. 블로그는 그 글 자체로 미디어로서 기능하지만 이 글을 메타블로그 같은 곳에
보내면(발행하면) 그것은 곧 독자투고가 됩니다. 편집자와 대중들에게 내 이야기를 좀 들어보라는 투고행위인 것입니다.


블로그는 소수자를 위한 매체입니다.


로그는 풀뿌리 미디어일 뿐만 아니라 소수자를 위한 미디어이기도 합니다. 일반적인 주류 시스템에 편입되지 못하고 사회적으로
소외받고 있는 소수자들은 일반적인 시민사회단체들보다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훨씬 어렵습니다. 하지만 블로그는 장애인이나
동성애자, 이주여성 등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하나둘씩 담아내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미디어다음의 편집팀이
운영하는 미디어2.0 블로그에는 작년 이맘때쯤 “장애인 문제 다룬 좋은 블로거뉴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온 적이 있습니다. 만약
블로그가 아니었다면 들을 수 없었을 장애인들의 이야기들이 아래와 같이 상당히 많이 블로거뉴스에 올라왔고, 이러한 글들은 많은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전신마비 장애인, 2년만에 극장 가던 날 / 양양
[동영상] 장애인, 장애인용 버스에 못 타다 / Magic해가
‘아주 특별한 친구’..3년째 장애학우 휠체어 밀어준 고교생 / 양양
호주 공립학교의 장애인 편의시설 ‘상상 초월’ / 소은사랑
무료 편의시설 완벽한 호주 장애인 도서관 / 소은사랑
시각장애인과 산 오르기 ‘가슴 뭉클’ / 샘물
불볕더위, 수영장 찾은 장애아동들 / 준성이..
브라질 목발장애인의 놀라운 ‘축구묘기’ / 토벤, 고경원
‘포기하지 마세요’ 스키 타는 장애인들 / 하정임
장애 선수들의 혼신을 다한 역주 / 하정임
[만화] 장애여성, 임신하던 날 / 코리아포커스
전신마비인 나, 직장생활 2년 하기까지 / 코난
장애인도 성욕 느껴? ‘당연하지’ / 박준규
장애인에게 결혼은 ‘높은 장벽’ / 박준규
‘장애인도 정말 술 마시니?’ 낙인 같은 편견 / Love Message
장애인 이용 선거운동 ‘여전’ / 코난
인터넷, 장애인의 ‘소중한 날개’ / 박준규
장애를 개성으로 봐주었으면.. / 박준규
장애인 신발만 36년 만든 장인 / 터


디어2.0 블로그 운영자는 소수자가 일반 대중에서 효과적으로 자신의 문제의식을 전달하고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1) 너무
크지 않게, 작게 말하기, 2) 추상적이지 않게, 구체적으로 말하기, 3) 어렵지 않게, 쉽게 말하기, 4) 소수자 스스로
말하기 등의 원칙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단체가 아닌 개인들이 전달하는 우리들의 이야기

올블로그나 미디어다음 블로거뉴스에 올라오는 각종 사회적 이슈나 소수자의 목소리나 공동체들의 이야기를 보고 있으면 한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공통점에 대한 인식은 진한 아쉬움을 남기기도 합니다.


공통점은 다름 아닌 그 글이 그런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단체와는 상관없는 평범한 개인들이 작성한 글이라는 사실입니다. 이건
고무적인 일이고 블로그의 특성상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만 왜 블로고스피어에서 시민단체들의 목소리는 들을 수 없을까라는 의문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블로거 뉴스에는 시민사회단체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이슈에 관한 글들이 꽤 자주 올라옵니다. 미디어2.0에 의하면 지난 2007년  5월부터 10월까지 미디어다음 이슈트랙백 TOP 10은 아래와 같습니다.

‘디 워’ 이슈트랙백 / http://bloggernews.media.daum.net/issue/view?id=82
아프간 피랍 이슈트랙백 / http://bloggernews.media.daum.net/issue/view?id=80
신정아 이슈트랙백 / http://bloggernews.media.daum.net/issue/view?id=127
기자실 이슈트랙백 / http://bloggernews.media.daum.net/issue/view?id=49
태풍 나리 이슈트랙백 / http://bloggernews.media.daum.net/issue/view?id=134
미얀마 이슈트랙백 / http://bloggernews.media.daum.net/issue/view?id=143
이랜드 비정규직 이슈트랙백 / http://bloggernews.media.daum.net/issue/view?id=78
쓰레기 시멘트 이슈트랙백 / http://bloggernews.media.daum.net/issue/view?id=30
우토로 이슈트랙백 / http://bloggernews.media.daum.net/issue/view?id=108
시사저널 이슈트랙백 / http://bloggernews.media.daum.net/issue/view?id=20

위 이슈트랙백 TOP 100중에 아프칸피랍, 기자실, 미얀마, 이랜드 비정규직, 쓰레기 시멘트, 우토로, 시사저널과 같은 이슈트랙백은 관련 일을 하고 있는 해당 단체에서 충분히 관심을 가질만한 이슈였습니다. 하지만 위와 같은 이슈트랙백 제안은 시사저널을 제외하고는 (시사저널 이슈트랙백은 시사인팀에서 했습니다) 관련 단체가 아닌 평범한 개인들의 목소리였습니다.

미디어2.0에서는 또 2007년 5월부터 10월까지 5개월 간의 블로거뉴스 조회수, 추천수 TOP 50 리스트
비공식적으로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이 기사를 쭈욱 보시는 것만으로 어떤 블로그 포스트들이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중에서 풀뿌리 단체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이슈들은 대강 뽑아보면 아래와 같은 내용의 글들입니다.


성, 생활, 환경, 문화 등 풀뿌리 단체들이 전통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고, 실제 활동을 하고 있는 주제들의 글들이 네티즌들의
공감을 얻고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주제들이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풀뿌리 단체들의
활동들도 우리들의 일상 생활과 밀접하고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미디어 활용 능력을 조금만 갖춘다면 지금보다 훨씬 효과적이고 더
넓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남녀의 성에 대한 인식 차이 (535,052) | 여성
신정아씨가 죽을 죄를 지었어도 이러면 안된다. (472,778) | 여성
괴물은 한강이 아닌 문방구에 있었다. (430,823) | 생활,환경
올바른 걷기 운동 요령 (408,294) | 생활,가족
0칼로리 음료 열풍, 내 몸이 진짜 원하는 물은? (377,022) | 생활
임산부에게 자리 양보하는 것이 힘든 건가요? (300,731) | 여성
공원 매점, 왜 비싼가 했더니 (292,916) | 문화
전세집 대신, 여관에서 자는 아기엄마 이야기 (258,826)  | 주거

One Source, Multi-Use


가 보기에 풀뿌리 단체들에게 이야기거리는 무궁무진합니다. 꼭 풀뿌리 단체 뿐만 아니라 시민사회단체들도 블로그에 쓸 수 있는
이야기거리는 대단히 많습니다. 적은 인원에 많은 일을 처리하느라 많이 바쁘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널리 알리는 일을 소홀히 할 수는 없습니다.

간혹 블로그에 무슨 글을 써야 하는지 물어보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야기는 풍부합니다. 단체가 하고 있는 일들을 결과 중심적이 아니라 과정을 중심으로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됩니다. 보도자료나 성명서를 쓴다는 생각을 버리고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을 만나는 과정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방법 중 하나는 바로 원소스, 멀티유즈 One Source, Multi-Use 입니다. 하나의 소스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전략입니다.

아래는 제가 방문했던 한 지역의 단체들이 하고 있는 일들 중에 블로그에서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낼만한 이야기거리라고 대강 뽑아본 내용들입니다.

  1. 자활후견이야기
  2. 인문학교실
  3. 발바닥 공원
  4. 자연생태아카데미
  5. 방과후학교
  6. 텃밭만들기
  7. 천연비누만들기
  8. 갯벌탐사
  9. 어린이도서관
  10. 엄마들의독서
  11. 푸드뱅크이야기
  12. 이웃사랑가게 이야기
  13. 한살림매장이야기
  14. 생명을나누는음식
  15. 구의원비인상반대
  16. 되살림학교
  17. 숲속음악회


깐 홈페이지를 훑어봤을 뿐인데도 무려 17가지나 되는 다양한 이야기거리가 있고, 실제 위와 같은 활동들을 실제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블로그에 글을 쓰기 위해 억지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하고 있는 활동만으로도 쓸 수 있는 이야기거리가 충분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블로그에 무엇을 쓸 것인가 고민하기 이전에 우리 단체에서 하고 있는 일들을 어떻게 하면 보다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게 우선이겠죠. 이야기거리는 이미 우리 주변에 풍부하게 널려 있습니다.

최근에
서울의 구 단위에서 활동하고 있는 풀뿌리운동 단체들이 추진하고 있는 “블로그를 이용한 풀뿌리운동 단체들의 지역 네트워크 구축”
사업에 함께 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풀뿌리 활동가 몇분을 모시고 <블로그와 운동>에 대해 말씀을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요. 그때 만든 PT자료를 바탕으로 블로그의 개요와 의미, 블로그의 활용 사례, 블로그와 풀뿌리운동 등의 내용들을
정리해볼 생각입니다. 블로그에 관심있는 시민사회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