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가 많은 주목을 받고 활용도도 늘어나면서, SNS에서 공유되는 정보와 컨텐츠의 가치도 점점 더 커지고 있는데요. 이러한 ‘큐레이션(Curation)’ 시대의 특징에 대해 체인지온의 콘텐츠 파트너인 Socialmediaframe님께서 소개해 주셨습니다. 큐레이션을 고민하는 비영리조직에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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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큐레이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여성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있다는 Pinterest를 비롯하여 새로운 플랫폼들이 각광을 받으면서 ‘쉽게 정리해주는 서비스’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듯 합니다. ‘Contents is King’이라는 고전 명제에 물음표를 찍는 이러한 트렌드는 사실 잘 들여다보면 우리가 알고 있던 기존의 소셜미디어 명제들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그 연장선상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은 콘텐츠와 큐레이션에 대한 몇가지 생각을 소개할까 합니다. 

정보는 넘치지만 콘텐츠는 없는 시대 

‘Contents is King’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미국의 거대 미디어그룹 바이어컴에서 줄기차게 주장해 온 말인데요. 자의적인 해석입니다만 이 말의 뜻은 ‘유통채널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지만 그 안에 흘려보낼 콘텐츠가 부족하다. 고로 좋은 콘텐츠의 가치는 갈수록 높아질 것이다’라는 뜻을 내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주장에 적극 공감합니다. 소셜미디어든, 케이블 채널이건, IPTV건 간에 콘텐츠를 유통시킬 통로는 엄청나게 늘어났습니다. 그러나 콘텐츠의 양은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실제 수많은 케이블채널들이 지상파 방송의 콘텐츠를 구매해 재송신하며 편성표를 채우고 있는 모습을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아무 때나 채널을 돌려도 무한도전 나오는 채널이 대략 다섯개 쯤은 되는 것 같더군요). 

하루에도 셀 수 없을 만큼의 정보가 쏟아져나오는 시대에 콘텐츠가 부족하다? 이 말에 고개를 갸우뚱 하실 분도 계실 것 같습니다. 그러나 사실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정보’는 무수히 많습니다만 ‘콘텐츠’는 없습니다. 


‘정보’는 단순한 사실이나 정보의 나열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정보들은 대개 파편화되고 개별적으로 다뤄집니다. 사실은 그 자체로의 사실일 뿐 특별한 의미나 가치를 창출하진 않습니다. 우리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이야기하지 알기도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정보들을 접하기 때문에 몇가지 정보를 제외하곤 대부분은 금새 잊혀져버리곤 합니다. 

그러나 ‘콘텐츠’는 다릅니다. 콘텐츠는 정보와 사실들의 나열과 재배열, 구성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거나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말합니다. 단순한 사실(팩트)은 그 자체로 끝나지만 콘텐츠는 그러한 사실들에 가치와 의미를 부여해 재구성함으로써 보다 새로운 어떤 것을 만들어 냅니다. 우리가 매일 읽고 쓰는 블로그나 유튜브 영상, 신문기사 등이 바로 그렇습니다.

우리는 콘텐츠를 통해 사실과 가치, 생각들을 받아들입니다. 콘텐츠를 통해 얻게 된 영감이나 통찰력, 연관성, 이야기 등을 통해 우리는 그 콘텐츠를 기억하고 머릿속에 깊게 새기게 됩니다. 우리가 말하는 스토리텔링(Storytelling) 이나 컨텍스트(Context), 인사이트(Insight) 등도 모두 콘텐츠를 통해 가능한 것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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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션이란 무엇인가? 

최근 각광받고 있는 큐레이션의 개념은 얼마전 국내에 소개된 스티브 로젠바움의 책 <큐레이션>을 통해 잘 알 수 있습니다. 

큐레이션은 정보의 결핍에서 과잉으로 흐르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역할이다. 미디어 소비자는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더 풍부한 정보를 원하고 시장의 요구는 생각보다 빠르게 채워진다. 기술적인 진보로 인해 미디어 생산의 비용이 낮춰지고 더 많은 정보가 더 빠른 시간 안에 제시되는 상황이 만들어지는데 이 과정에서 정보 과잉이 나타난다.

이렇게 정보가 결핍에서 과잉으로 흐르면 사람들은 다시 누군가에 의한 초월적 정리를 기대하게 된다. 이 모든 과정은 ‘실제 결핍과 과잉’을 반영한다기보다 미디어 소비자들이 느끼는 인식의 요구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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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로젠바움의 설명입니다. 쉽게 말하면 큐레이션은 ‘온라인상에 파편화되고 흩어져있는 정보들을 잘 정리해주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우리가 박물관에서 만나는 큐레이터가 수많은 역사적 정보와 유물들을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 잘 설명해주는 사람임을 생각해보면 쉽게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그는 이제 큐레이터가 각광받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전문가들은 머잖아 온라인상의 콘텐츠가 72시간마다 두 배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제 기계적인 알고리즘 분석만으로는 우리가 원하는 정보를 찾기에 충분하지 않다.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주제에 대한 양질의 콘텐츠를 원하는 인류의 갈증을 해소하려면, 온라인상에서 새로운 직업이 필요해질 것이다. 

 

이 직업의 목적은 연관성이 가장 높은 최고의 콘텐츠를 찾아서 널리 전파하는 데 있다. 이러한 일을 하는 사람들을 콘텐츠 큐레이터라고 한다. 온라인 상에서 질 좋은 콘텐츠를 수집.공유하고, 다른 사람이 만들어낸 콘텐츠를 가치 있게 퍼블리싱하여 다른 사람이 소비할 수 있도록 시민 편집자 역할을 자처하는 콘텐츠 큐레이터가 앞으로 소셜 웹을 주도하게 될 것이다. 이들은 조만간 소셜웹에 더 많은 가치와 질서를 부여할 것이다. 아울러 브랜드 중심의 마케팅 메시지 대신 가치 있는 콘텐츠를 바탕으로한 완전히 새로운 대화를 유도함으로써 기업이나 기관이 고객과 접촉할 수 있도록 그들의 의견과 관점을 보완해줄 수도 있다. 

그의 설명대로 콘텐츠 큐레이터들은 온라인상의 다양한 정보들을 잘 모으고 정리해 사람들에게 정리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들은 ‘잘 정리해주는 사람’이자 ‘지식의 파편들을 모아 새로운 가치(콘텐츠)’를 창출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들은 정보의 시대에 이를 잘 엮어내는 ‘기획자’이자 기획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창조자’이기도 합니다.

큐레이션 능력이 필요하다

정보는 넘치지만 콘텐츠는 없는 시대. 이제 큐레이션 능력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좋은 정보들을 찾아내 전달하고, 그것을 엮어 콘텐츠로 재구성하는 일이 그 무엇보다 가치 있는 일이 되고 있구요. 


너무 많은 정보의 홍수속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찾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수많은 빵들 사이에서 맛있는 빵을 고르려 노력하기 보다는 누군가가 맛있다며 추천해주는 빵을 집어먹길 원하는 것이죠. 

이는 소셜미디어에서의 메시지 전달과정과도 비슷합니다. (매일 아침 트위터에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좋은 뉴스들을 찾아내 전해주는 사용자들을 보라) 빵을 추천하는 사람들은 그 추천에 사람들이 만족하면서 높아질 자신의 평판을 기대하고, 추천받는 사람들은 추천을 통해 선택에 대한 고민과 스트레스를 낮추고 적은 노력으로 좋은 맛을 보게 되길 원합니다.  


 

여성들이 Pinterest에 열광하는 이유도 이와 함께 설명가능합니다. 멋지고 예쁜 사진들을 누군가가 찾아내 보여주기 때문이죠. 과거 소셜 북마킹 서비스 Delicious가 인기를 끌었던 이유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좋은 사이트들을 사람들이 대신 찾아내주니 얼마나 편할까!) 

보다 편하게 양질을 정보를 얻고자 하는 대중과 이를 구성/편집해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사람(콘텐츠 큐레이터)들. 큐레이션이 각광받는 이유입니다. 아마 정보의 양이 더 빠르게 늘어날수록, 정보의 유통구조가 더욱 커질수록 큐레이션의 가치는 더욱 커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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