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미래의 기억이 시작되는 곳”을 주제로 열렸던 이번 체인지온@비트윈의 이야기를 주최기관인 미디토리의 시선과 목소리로 담아 보았습니다. 이번 체인지온@이 어떻게 준비되었으며 행사를 진행하고 마무리 하면서 못다한 이야기들까지, 아래에서 생생하게 만나 보시기 바랍니다.^^
(당일의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본 컨텐츠 하단에 첨부된 후기를 참고 해주세요)
# 체인지온@비트윈, 준비 과정
2015 비영리 미디어 컨퍼런스 체인지온@비트윈을 준비하면서 처음 주제를 잡을 때 (늘 그렇듯^^;)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지역의 비영리 관계자들에게 새로운 미디어 트렌드를 알려주는 기획을 잡기엔 저희가 그 분야의 정보를 빠르게 취합할 수 있는 환경이 있지 않았고, 지역의 미디어를 소개하기엔 이미 세 차례의 컨퍼런스에서 다룬 내용이라 ‘새롭고, 의미 있는’ 기획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전체 기획을 먼저 만들지 않고, 이야기가 듣고 싶은 연사들과 프로젝트 등을 정리했습니다. 언제나 새로운 이야기는 지역 어느 곳이든 능력자들이 먼저 나서주고 계셨으니깐요. 뒷 이야기를 듣고픈 분들은 많았지요. 그렇게 저희만의 인명사전이 서른 명에 달하던 어느 날! 그러다 정말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의 덩어리가 만들어져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기록’과 ‘기억’이라는 키워드였습니다. 1999년 기록관리법 제정 이후 10년이 지난 지금 아카이브와 기록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넓어지고 있었고, 지난 해 세월호 사태라는 커다란 사고를 겪고, ‘함께 기억해야 한다’는 사회적 의식이 두드러진 것 같아요.
비영리 단체, 시민단체, 마을기업 등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사회적 기억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주체로 나서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같이 기록하고 기억해서 풍부한 역사가 살아 숨쉬는 지역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도요. 이것들이 기록이라는 세부적인 행위에 새롭게 주목하는 이유였습니다.
‘기록은 역사의 서막이다’는 미국 국가기록원의 사명에서 ‘프롤로그’라는 단어를 따와 전체 기획을 완성하였습니다. 그래서 초반부 주제 강연에서는 기록과 아카이빙에 대한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기록관리 전문가 선생님을 모셨고요,물론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기록에서 역사가 시작한다는 관점이 뛰어나신 분으로요. 그리고 이 개념들을 바탕으로 인터렉티브 웹이나 참여형 웹 아카이브, 시집, 사진집 등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아카이브를 구축한 사례들을 들려주실 수 있는 연사분들을 섭외하였지요.
# 체인지온@비트윈, 기억에 남는 것들
기억에 남는 과정이라면, 연사 분들과 소통과정이었습니다. 지역에서 기록관련 컨퍼런스를 연다는 것만으로 기획하는 내내 설레였고, 이 마음이 연사 분들에게 잘 전달되었던 것 같습니다. 지역에서 큰 규모의 기록 행사를 준비한다는 것에 연사분들은 모두들 반가워하셨고, 단 번에 일정까지 변경하시면서 수락해주셨습니다.
물론 당일 날 급하게 강연 자료를 받는 경우도 있었지만, 연사 분들의 활동을 세세하게 살펴보고 강연 방향을 잡고 함께 피드백 했던 부분은 내부적으로 기획을 한 번 더 정리하는 과정도 되었기에, 전반적으로 완성도 있는 컨퍼런스의 흐름을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제 컨퍼런스 주최 4년차가 되는 시점인데, 노하우도 조금씩 생기고 우리 미디토리만의 관점도 만들어지고 있는 때인 것 같습니다. 올해를 기점으로 정말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사회의 흐름을 잘 더듬어 비영리 관계자들이 잡기 쉽게 만들어 드려야 되겠다는 앞으로의 기획 방향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완성도 있는 행사를 만들려면 작은 부분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는 교훈을 아주 절실하게 깨닫은 해이기도 합니다. 비영리 오픈 전시회의 참여도가 생각보다 많지 않았고, 빔도 한 번씩 문제를 일으켜 행사 흐름이 깨질 뻔한 일도 조금씩 있었습니다.
사회적기업 간식 리스트를 제공하거나, 연사 추천 도서 목록을 제공한다는 식의 세심한 기획은 비트윈에서 잘 배워 응용하였습니다. 여기도 많~은 시간과 힘이 들어간다는 것을 깨달았지요. 헉헉^^;;
# 체인지온@비트윈, 다음을 위해
부산에서는 작년에 <2014 비영리 미디어 컨퍼런스 ChangeON>이 “단디하소!”라는 타이틀로 개최되었지요. 이번 참여자 분들 중 상당 수가 지난해 체인지온을 참가해보시고 연속으로 참여하신 분이었습니다. 체인지온만의 빈틈 없는 진행과 깨알 같은 이벤트를 기대하고 오신 분들에게는 생각보다 작고 느린 행사였을 것입니다.
실제로 “작년과 많이 차이가 나네?” 라고 피드백 주신 분들이 많았어요. 체인지온과 체인지온@을 헛갈려 하시는 분들도 많아서 이 부분을 잘 설명 드리기 위해 진행에서도 언급, 오프닝 영상에서도 언급, 마지막에도 한 번 언급을 했는데…당장은 아니더라도, 꾸준히 체인지온@비트윈을 개최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이 메커니즘을 잘 이해하시겠지요.
더불어 우리 체인지온@비트윈 만의 색깔, 미디토리만의 관점을 만드는 것이 매년 과제로 남는 데요. 정말 뜨거운 박수라는 단어의 뜻을 실감한 올해를 거치면서 이 어려운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쾌한 단서를 얻은 듯합니다. 그 단서는 바로, 우리 안에 있었다는 것. 우리가 지역사회에서 나누고 싶고 하고픈 게 바로 체인지온@비트윈이라는 것..
항상 응원해주시는 다음세대재단 식구들과 함께 찬찬히 지역에서 환영받는!
미디어 컨퍼런스를 만들어 가야겠어요. 쭈욱!
– [후기] 2015 체인지온@비트윈 프롤로그: 미래의 기억이 시작되는 곳 / 미디토리
– 체인지온@ 현장 진행 사진 보기
관련 자료:
- 2015 체인지온@between 행사사진 보기 / Flickr.com
- 2015 체인지온@between 강연자료 및 영상 보기 / ChangeON.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