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온라인 장터 이베이가 장터 일부를 뚝 떼내 기부했다. 전세계 비영리단체들을 위한 기금을
마련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이베이 기빙 웍스‘(eBay Giving Works)는 이베이와
미션피시가 함께 운영하는 온라인 장터다. 여느 장터처럼 이베이 기빙
웍스에서도 온갖 물품을 온라인으로 흥정하고 판다. 딱 하나! 물품 판매 대금은 비영리단체에 기부된다.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물건값
통째로.

이베이와 미션피시는 온라인 판매자들에게 색다른 기부 방법을 제안했다. ‘안 쓰는 물품을 팔아 거둔 수익을
기부하면 어떻겠소? 돈을 직접 기부하기 힘들다면 말이오.’

단순한 방식이지만, 볼 수록 무릎을 치게 만든다. 안 쓰고 처박아둔 물건들이 집집마다 하나씩은 있게
마련이다. 필요 없지만 버리기엔 아까운 멀쩡한 물건들이다. 분명 다른 누군가에겐 요긴하게 쓰일 수도 있을 텐데. 온라인 장터는 이처럼 물건을
처분할 사람과 이를 필요한 사람들을 중재한다.

‘이베이 기빙 웍스’의 제안은 이것이다. 내겐 필요 없는 물건값, 꼭 그 만큼의 여유를 한 번쯤 부려보란
뜻이다. 여유란 곧 기부에서 오는 마음의 여유다. 장롱이나 책상 서랍속에 처박혀 멀쩡한 생을 마감하는 물건들에 재활용의 날개를 달아주고, 새
삶을 얻은 대가는 비영리단체에 힘을 실어주는 데 쓰인다. 멋지지 않은가.

‘이베이 기빙 웍스’에 참여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판매자는 자신이 판 물품값을 기부할 단체를 직접
선택한다. ‘이베이 기빙 웍스’에 등록된 1만2천여개 비영리단체 가운데 고르면 된다. 그러면 상품 검색결과 페이지에 ‘이베이 기빙 웍스’ 대상
품목임을 알리는 리본 아이콘이 뜨고, 물품 설명 페이지엔 수익금이 기부되는 비영리단체 목록이 표시된다. 물품이 팔리면 미션피시가 판매 대금을
모아 해당 비영리단체에 전달한다. 판매자에겐
수수료 감면 혜택도 제공된다.

구매자는? 그냥 ‘이베이 기빙 웍스’에서 필요한 물건을 사면 된다. 따로 돈을 얹을 필요도 없다. 이렇게
‘이베이 기빙 웍스’에 쌓인 돈이 1억5천만달러(164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어차피 이베이에서 물건을 사려 한다면 ‘이베이 기빙 웍스’를 먼저 둘러볼 일이다. 필요한 물건도 갖고,
내가 소비한 돈이 좋은 일에 쓰인다니 마다할 이유 없잖은가.

'이베이 기빙 웍스' 대상 물품의 경우 리본 아이콘과 더불어 기부 대상 비영리단체 목록이 따로 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