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에 이어 예일대도 ‘열린 강의’에 동참하고 나섰다고 합니다. 반가운 소식입니다. 🙂
‘열린 강의’란 무엇일까요. MIT가 2001년 시작한 오픈코스웨어(OCW·OpenCourseWare)를 떠올리면 되겠습니다.
오픈코스웨어는 대학이 보유한 최고의 지식컨텐트인 ‘강의’를 온라인으로 무료로 공개하자는 프로젝트입니다. 강의 내용
뿐 아니라 교재, 수업시간표, 과제와 시험문제 등도 모두 공개됩니다. PDF 형식의 다운로드 가능한 파일 형태를 포함해 실시간 스트리밍 비디오와
오디오 등 다양한 미디어 형태로 제공됩니다. 말 그대로 강의관련 모든 컨텐트를 누구에게나 개방하겠다는 뜻입니다.
MIT가 처음 오픈코스웨어를 발표하자 여기저기서 말했습니다. “비싼 수업료를 내고 듣는 강의 내용을 무료로
공개하면 어떡하느냐”고. 대학의 근간이 위협받을 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6년이 지난 지금, MIT의 실험은 성공한 듯합니다. 지난 11월말 기준으로 MIT 오픈코스웨어에 등록된
강의수는 1800개를 넘어섰습니다. 이 가운데 90%는 MIT 내 주요 커뮤니티 멤버들이 자발적으로 올린 자료들이라고 합니다. 진정한 개방과
참여의 힘을 느낄 수 있는 대목입니다.
예일대가 12월11일 발표한 ‘오픈 예일
코스‘(OYC·Open Yale Courses)도 이와 비슷합니다. 주요 강의 내용을 텍스트·오디오·비디오 형태로 공개해 누구나 보고 배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예일대는 우선 인문학·과학·예술분야 7개 수업 내용을 공개하고, 나머지 30여개 수업에 대해서도 몇 년 안에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비슷한 사례는 여럿 있습니다. 버클리대학은 매학기 주요 강의 내용을 웹캐스트와
팟캐스트로 공개하고 있습니다. 지난 학기 수업 내용도 물론 내려받아 들을 수 있습니다. 위키피디아를 유심히 살펴본 분이라면 무료 e러닝 커뮤니티
‘위키버시티‘도 이미 알고 계실 것입니다.
국내에선 고려대학교가 올해 4월 MIT OCW와 협약을 맺고 주요 수업 내용을 OCW로 공개했습니다. 아직은
10여개 수업에 그치고 있는데다, 그나마도 강의 내용을 PDF로 변환해 올려놓은 수준입니다. 걸음마 단계인 셈이죠.^^
참, OCW나 OYC에 공개된 강의 자료들은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BY-NC-SA)의 CCL을 적용받습니다. 저작권자만 밝히면 강의 자료들을 내려받아 공유하는 것은 물론, 자신의 지식을 더해 새로운 저작물로 재창조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돈벌이에 쓰지 않는다면요.
언젠가 조아신 님과 맥주를 마시며 나눈
얘기가 기억나네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개되면 큰 도움이 될 알짜 컨텐트가 여전히 정부 주요부처에서 낮잠자고 있다는 얘기였습니다. 지식의 생산 못지 않게, 지혜롭고
효율적인 지식나눔의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닐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