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친구가 좋다지만 가족 만 할까. 학연이나 지연으로 끈끈히 묶인 네트워크도 핏줄만큼 강하게 당기고
오래가지는 않는 게 인지상정이다. 이처럼 물보다 진한 피를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로 묶어보면 어떨까.
‘다이너스트리’(Dynastree.com) 가 그런 곳이다.
인터넷으로 가계도(족보)를 만들어 올리고 친척들과 교류할 수 있는 색다른 SNS다. 이를테면 가족중심 SNS라 하겠다. 간단한 회원가입 절차만
거치면 온라인으로 가계도를 만들고 공유할 수 있다. 가로·세로 회색 화살표를 이용해 부모·형제·자식 정보를 입력하면 된다.
굳이 웹에서 가계도를 관리하고 싶지 않다면, PC용 족보 제작 프로그램을 이용해도 되겠다.
다이너스트리에선 ‘다이너스트리 홈 에디션‘을 조건 없이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이용 방법도 쉽다. 주소록을 작성하듯 이름과 지위, 생년월일과 사망일시, 가족관계 등을 지정하면 자동으로
가족관계를 트리 형태로 엮어 보여준다. 완성된 가계도는 가계도 데이터 파일인 GEDCOM이나 CSV 파일로 저장하거나 다이너스트리 웹사이트에
올려 다른 이들과 공유할 수 있다. GEDCOM·XML·CSV 파일로 외부로 전송(export)하는 기능도 제공된다. 검색 기능이 제공되므로
가계도가 아무리 늘어나도 손쉽게 친척을 찾을 수 있다.
다이너스트리는 독일계 기업인 OSN이 만들었다. 아무래도 서양식 가계도에 최적화한 만큼, 한글 이름
체계와는 다소 맞지 않은 점도 눈에 띈다. 예컨대 ‘First Name’에 이름을 넣고 ‘Last Name’에 성을 입력하면 실제 가계도에선
‘희욱, 이’처럼 표시된다. 우리네 문화에선 ‘이희욱’으로 표시되는 게 친숙하다. 한글 메뉴를 지원하지 않는 점도 아쉽다.
‘마이헤리티지‘(MyHeritage.com)도 다이너스트리와 비슷한
온라인 가계도 서비스다. 외국계 서비스이지만 34개 언어를 지원한다. 한글 페이지도 물론 제공한다. 회원수만도 벌써 2700만명을
넘어섰다.
마이헤리티지의 경우 얼굴인식 기술을 이용해 가계도에 삽입한 사진과 비슷한 얼굴을 자동으로 찾아주는 기능이
눈에 띈다. 역시 ‘패밀리 트리
빌더‘란 PC용 가계도 작성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한다.
앞으로는 까마득한 조상이라도 이름만 검색창에 입력하면 대대손손 이력까지 주르륵 뜨는 날이 올 지도
모르겠다. 그 때면 두꺼운 돋보기 안경을 코 끝에 걸치고 먹물 내음 가득한 족보를 뒤적이는 아버지 모습이 그리워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