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와 디지털 미디어로 인해 개인과 개인, 조직과 조직의 커뮤니케이션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해진 시대입니다. 이러한 시대 흐름에 맞게 좀 더 투명하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는 비영리 조직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혁신을 통해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는 비영리 조직들에 대하여 ChangeON.org의 콘텐츠 파트너인 임팩트스퀘어에서 정리해주셨습니다. 많은 참고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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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투명해지는 비영리, 씨스루를 입다?!
공익 자선 재단, 학교나 의료 법인, 시민사회 단체, 사회복지 기관, 사단법인 등등 이런 조직들을 통칭해서 비영리 조직(Non-profit Organization)이라고 부릅니다. 비영리 조직은 말 그대로 조직을 설립한 주인이 영리를 목적으로 만든 것이 아닌 조직이라는 의미입니다. 결산 이후 남은 이익은 배당을 하지 않으니 수익을 목표로 하는 주주나 투자자는 절대 있을 수 없고, 비영리 조직이 제공하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상업적 행위로 전용되는 변질을 막으려는 규제도 많이 있습니다. 대신 공공의 이익에 기여하는 사회적 사업들을 수행한다는 목적으로 설립된 조직이라는 점에 의해 법적으로는 세금 혜택을 받고, 일반인들로부터 기부금을 모금하거나 자원봉사를 모집할 수 있는 지위를 부여 받습니다.
이런 비영리 조직이 가진 태생적인 구조 때문에 일반적으로 이 분야는 혁신보다는 비효율이 팽배해 있다는 선입견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비영리 조직은 좋은 사업을 만들어서 비용을 잘 쓰는 게 목표인 조직입니다. 기업으로 대표되는 일반 영리 조직과 비교했을 때 주주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보다 많은 이윤을 창출하도록 사업을 혁신해야 하는 인센티브 자체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죠. 또한 한정된 비용 안에서 사업을 하기 때문에 비영리 조직이 가진 내부의 자원은 늘 모자라기 마련입니다. 자금이 충분하지 못한 것은 물론, 우수한 인재나 인력의 절대적인 숫자 자체가 부족합니다. 웬만큼 큰 조직이 아닌 이상 조직의 브랜드 가치도 전무하죠.
그런데 최근 수많은 비영리 조직들이 생겨나면서 이들이 가용할 수 있는 자원에 대한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참여자나 수혜자를 만족시킬 만한 특별한 무언가가 없다면 살아남기 힘든 시대로 접어들면서, 비영리 조직 혁신(Innovation of Non-profit Organization)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조직 혁신의 큰 흐름은 앞서 언급한 내부 자원의 한계와 조직 태생적인 비효율성의 극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즉 내부적 제약이 많은 환경을 벗어나기 위해 외부의 자원으로 눈을 돌리게 되는 것이지요. 조직의 외부에 있는 자원을 효과적으로 동원하여 내부 자원과 잘 결합하여 혁신적인 사업이 가능케 하는 것입니다. 특히 최근 정보통신과 커뮤니케이션, 기술 환경의 발달은 일반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비영리 조직들 또한 외부 자원에 대한 접근 기회를 획기적으로 보다 많이 열어주었습니다. 이제는 우리 생활에 깊숙이 자리 잡은 모바일과 소셜미디어 서비스의 발전이 이들 비영리 조직들에게 있어 저렴한 비용에도 효과 높은 성과를 만들어내는 지렛대가 되어주고 있는 것이지요.
이렇게 조직 내외부 간의 교류와 자원 연계가 점차 용이해지고 활발해지면서, 보다 투명하고 열린 조직을 지향하는 비영리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내부와 외부를 분명히 가르던 장벽이 낮아지고, 다양한 자원이 안팎으로 흐르면서 임팩트를 창출하는 이런 새로운 비영리 조직들은, 마치 옷을 입고 있지만 그 속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씨스루 패션처럼 조직 내부의 활동과 자원을 외부에 투명하게 공개하고 그 과정에서 외부로부터 필요한 자원과 전문성에 대해 도움을 받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변화하는 비영리, 그들의 혁신 키워드 네 가지
씨스루를 입은 비영리 조직은 비영리 조직 혁신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변화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들이 조직의 태생적인 장벽을 극복하고 외부 자원을 활용하여 혁신을 만드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저희는 크게 컨텐츠(Contents), 미디어(Media),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 파트너십(Partnership)이라는 네 가지 키워드를 뽑아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 포스트를 통해 각 키워드가 가진 의미와 해외의 성공적인 사례들을 공유하면서 혁신을 고민하는 국내의 비영리 섹터 관계자들에게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무엇보다도 기회가 된다면 이제부터 언급할 멋진 씨스루 조직들과의 직접 교류를 통해 성공을 가능케 한 아이디어와 경험을 공유할 수 있으면 더욱 좋겠습니다.
1. 컨텐츠: 영화 한편이 세상을 바꾼다 → Participant Media
음악이나 한 곡 들어볼까 하고 유튜브에 접속해서 노래 제목을 치면, 해당 노래를 부른 진짜 가수보다는 그 곡을 다양하게 자기만의 방식으로 소화한 일반인들의 영상이 더 많이 뜨는 경우, 모두들 한번쯤은 경험해 보셨을 겁니다. UCC라는 말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오늘날, 누구나 컨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환경과 기술의 발전은 사회적 이슈를 기발하게 담아낸 다양한 컨텐츠들의 생산으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어렵거나 불편한 사회적 문제와 현실을 그림, 사진, 영상, 음악, 그래픽 등의 여러 매체와 스토리텔링 기법을 결합하여 보여줌으로써 수용자들이 보다 쉽게 문제를 이해하고 이들의 적극적인 행동 변화를 일으키는 컨텐츠들이 등장하고 있지요.
일전에도 소개해드린 “비영리, 이제는 이미지로 말한다: 그들이 동영상과 사진으로 소통하는 방법” 포스트에서는 강렬한 이미지를 활용하여 조직의 미션과 관계된 사회 이슈에 대해 대중의 관심을 환기시키고 성공적으로 조직의 활동을 알리는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았는데요, 여기에서는 보다 정교한 큐레이션 과정을 거쳐 탄생한 컨텐츠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이는 즉, 컨텐츠가 다루고자 하는 이슈를 선정하고, 그 이슈와 관련된 아젠다를 도출하고 규명하는 과정에서 궁극적으로는 수용자의 인식을 변화시키고 실제 행동에의 참여(engage)를 이끌어낼만한, 심층적이면서도 강력한 힘을 갖춘 컨텐츠를 의미하는데, 이러한 컨텐츠의 대표적인 형식으로는 다큐멘터리나 영화(혹은 다큐멘터리 영화)를 들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도가니”, “두 개의 문”과 같이 사회적 문제를 고발하는 영화가 여러 편 개봉하여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는데요. 그렇다면 중동 정세를 다룬 “시리아나”, 기후 변화 문제를 다룬 “불편한 진실”, 인종 차별과 여성문제에 대해 이야기 한 “헬프” 등의 유명 헐리우드 영화를 동일한 회사가 제작했다는 사실은 혹시 아시는지요? ebay의 창립자 피에르 오미드야르가 고용한 첫 번째 직원이자, ebay의 초대 회장을 지냈으며 오늘날에는 Skoll Foundation을 통한 필란트로피스트로도 더욱 유명한 Jeff Skoll이 사재를 1억달러나 들여 세운 Participant Media라는 미디어 컨텐츠 제작사가 바로 그 조직입니다.
TED에서 Participant Media의 설립 배경과 그 활동에 대해 강의하는 Jeff Skoll
동영상 출처: TED
2004년 Participant Productions라는 이름 하에 순수 제작사로서 출발한 조직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름을 바꾸면서 컨텐츠 제작 뿐만 아니라, 투자와 배급을 담당하는 미디어 조직으로 변신하였습니다. 오늘날 Participant Media는 “훌륭한 전달 방법을 거친 좋은 이야기는 한 개인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에 참된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으며 “우리의 삶을 형성하는 실제적인 이슈들에 대해 인식을 제고하는 강력하고 즐거운 이야기들을 들려주기 위해 존재하”는 조직으로 자신들을 정의하고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내용을 담은 영화와 다큐멘터리, 티비 및 기타 영상 프로그램을 제작하거나 투자, 배급함으로써 전달된 결과물을 통해 대중들에게 다양한 코즈(cause)를 알리고 사회변화에 대한 행동과 의지를 고취시키는 것이지요. 매년 3-4편의 영화를 꾸준히 제작하거나 투자하는 가운데, 2004년 조직 출범 이래 2011년까지 Participant Media가 제작한 영화들은 아카데미 영화제의 다양한 부문에 총 22회 후보로 오른 가운데 5회 수상의 영예를 안는 등 영화가 제기하는 문제 의식 뿐만 아니라 그 내용과 표현에 있어서도 훌륭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불편한 진실” 같은 경우에는 잘 알려져 있듯이 기후 변화 문제에 대한 전 지구적인 관심을 환기 시켰으며 전 미국 부통령이었던 앨 고어가 노벨 평화상을 받는데 크게 기여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영화라도 단지 컨텐츠의 생산에만 그친다면, 그 활동의 임팩트가 퍼질 수 있는 반경은 당연히 한정되기 마련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Participant Media는 조직이 직접 제작한 영화에 대해서는 각 영화에 대해 영화가 이야기 하고 있는 사회 이슈와 문제를 알리거나 해결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이를 관계된 정부 기관, 비영리 조직, 기업 등 여러 조직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함께 계획하고 전개하고 있습니다. 개별 영화에 대한 캠페인 웹사이트를 통해 사람들이 웹을 통해 해당 이슈에 대한 토론과 교육에 참여할 수 있게 하거나, 액션 키트 보급, 상영회 개최, 교육 프로그램, 지역 행사, 세미나 등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영화 개봉이 끝난 이후에도 “legacy program”으로서 해당 이슈에 대한 이러한 활동들이 지속되어 보다 많은 임팩트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요.
이러한 Participant Media의 활동은 더 많은 사람들과 활동을 함께 하고 싶지만 자원과 네트워크가 부족한 비영리 조직들에게 큰 이점을 제공해줍니다. 영화를 보고 난 사람들은 보다 쉽게 해당 코즈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이슈에 대한 높은 공감과 깊은 참여 수준을 보여주기 때문이지요. 외부와 활동을 함께 나누고 사회변화를 만들어나갈 의지가 있는 씨스루 비영리 조직들에게 이러한 컨텐츠의 생산과 확산은 따라서 매우 중요한 기회가 되는 것입니다. 오늘날 Participant Media는 전문적이고 효과적으로 비영리 미디어 분야를 개척하는 가운데, 이러한 컨텐츠의 힘을 약 600여개의 비영리 조직과 함께 나누며 약 7천 5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2. 미디어: 참여자들이 만드는 미디어 → Take Part
2011년 1월 전세계를 뒤흔들었던 아랍의 봄, 혹은 재스민 혁명을 기억하시는지요? 북아프리카 및 중동의 거의 모든 국가에서 사회 변화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과 의지가 빠르게 퍼져 대규모 시위와 급기야 혁명으로까지 폭발했던 사건이었지요. 이러한 현상을 가능케 했던 그 원동력으로 트위터와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힘을 꼽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시민들이 서로 사회 문제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그에 대한 대응 행동을 조직해 가며 이를 외부에 알리는 일련의 과정들이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매우 신속하고 편리하게 이루어진 것이지요. 오늘날 트위터나 페이스북의 영향력이 과대 평가되었다는 의견도 있지만, 당시 대부분의 정부가 인터넷 검열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이집트에서는 대규모 시위 발발 3일 만에 정부가 국가 전체의 인터넷 연결을 끊은 사실은 이러한 온라인 미디어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보여주는 예시입니다. 이처럼 이용자들의 참여가 주도하는 민주적이고 소셜화된 미디어 채널이 확대되면서,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담은 컨텐츠나 정보가 쉽게 많은 사람들과 공유되고 이를 통해 사회 변화가 보다 가속화되는 것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닙니다.
이러한 사회적, 민주적 미디어의 대표 사례로 이번에 소개해 드릴 예시는 TakePart입니다 (참고로 TakePart는 영어로 “참여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2008년에 설립된 이 조직은 사회 변화를 위한 뉴스와 액션플랜을 이용자들에게 매일 제공한다는 기치 하에 다양한 카테고리에 대한 미디어 컨텐츠와 기타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디어 회사이자 코즈 서비스 에이전시입니다. 환경, 식생활, 건강, 교육, 사회정의, 동물 총 6가지 분야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미디어 플랫폼 운영과 더불어 특정 코즈에 대한 영상물 및 인포그라픽스 제작 등의 컨텐츠 서비스, 코즈 캠페인 기획, 이벤트 및 각종 프로젝트 관리, 소셜 미디어 프로그램 제공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요.
TakePart 웹사이트 캡쳐화면
이미지 출처: Takepart.com
여러 미디어 조직 중에서도 이용자의 참여에 기반하고 있는 TakePart의 특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내용은 앞에서 소개한 Participant Media와의 관계입니다. TakePart는 사실 Participant Media의 디지털 미디어 조직으로서, 다양한 코즈에 대한 정보를 생산하고 전달하는 비교적 단순한 미디어 서비스를 넘어 모회사와의 적극적이고 통합적인 사업 연계를 통해 더욱 큰 임팩트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이는 모회사 Participant Media에서 제작되는 영화, 다큐멘터리, TV프로그램 및 기타 컨텐츠와 연계하여, 각 컨텐츠별로 관련된 코즈에 대해 캠페인 및 펀드레이징 등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조직하고 홍보하는 것인데요. 예를 들면 영화 “불편한 진실”에 대한 웹사이트는 기후변화를 방지할 수 있는 생활 속 실천 가이드 및 환경 정보를 안내함과 동시에 파트너로 선정된 비영리 조직의 웹사이트를 소개함으로써 해당 조직의 활동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해 놓았습니다.
또한 은퇴한 사람들이 떠난 인도 여행에서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찾는다는 줄거리를 가진 최근 개봉작 영화 에서는 지역 사회에 변화를 낼 수 있는 아이디어를 공모 받고, 선정자에게 영화의 내용처럼 새로운 지역에서의 도전과 배움을 체험할 수 있는 여행 상품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랜드캐년의 국립공원 관리자로서 공원 보호 활동에 참여하거나, 루마니아의 고아원에 가서 자원봉사 활동하기, 볼리비아의 시골 지역의 학교 건설 프로젝트 참여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단순한 상품 제공이 아니라 영화가 담고 있는 가치를 잘 반영하고 있는 활동에 참여하는 기회를 상품으로 준다는 점에서 전체적인 캠페인 기획의 일관성이 드러나는 것이지요. 아래는 Participant Media라는 컨텐츠 생산자와 TakePart라는 미디어 플랫폼이 어떻게 사업을 연계하고 그로 인한 임팩트를 창출해 내는지를 설명하는 웹사이트의 캡처 화면입니다. 역시 인포그라픽스적인 이미지를 활용하여 이해하기 쉬운 정보로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점이 인상 깊습니다.

Participant Media사의 영화를 중심으로 하는 TakePart의 캠페인 활동이
어떻게 임팩트를 창출하는지 보여주는 그림
이미지 출처: Participant Media
3. 크라우드 소싱: 개미들이 모여 만드는 거대한 힘 → Indiegogo
전세계 어디서든 인터넷만 있다면 무료로 양질의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백과사전, 바로 위키피디아입니다. 참여자들이 스스로 항목을 등록하고 내용을 작성하며 또 끊임없이 수정하는 이러한 위키피디아만의 신선한 모델은 웹이라는 공간에 사람들이 모였을 때 이들로부터 집단 지성이라는 새로운 지식 패러다임을 생성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잘 보여주었습니다.
위키피디아의 사례가 시사하듯이, 대중의 열린 참여를 통해 지식과 아이디어를 개발하는 일은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닙니다.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도 이러한 변화의 물결이 감지되고 있는데요, 즉 조직 내부의 자원만을 가용해서 솔루션을 개발하는 기존의 폐쇄적인 방식 대신 외부의 아이디어와 자원을 적극 활용하는 크라우드 소싱을 통해 보다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새로운 자원을 모집하는 시도들이 등장하는 것이지요.
대표적인 사례로, 케냐의 선거 부정 사례에 대한 시민들의 제보를 받고 이를 구글 맵스 등의 사이트와 연계하여 케냐 내 인권과 민주주의에 대한 문제들을 지도 위에 표시할 수 있는 무료 프로그램을 개발한 Ushahidi의 경우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일회성 프로그램 제공자가 아닌 비영리 조직으로 정식 설립되었는데요. 이제는 정치적 이슈의 감시뿐만이 아니라 자연 재해와 질병과 같은 여러 위기 상황에 대한 정보를 자발적으로 표시하고 공유할 수 있는 다양한 무료 코드를 개발하고 제공함으로써 전세계적인 위기 대응 시스템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이는 크라우드 소싱의 모델에 기반한 사회적 이슈 레이징의 대표 사례로서 아무리 훌륭한 프로그램 혹은 플랫폼도 결국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참여하는 대중들이 없이는 완성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보여줍니다.
크라우드소싱이라는 모델에 기반하여 플랫폼을 통해 프로젝트나 캠페인에 펀딩을 하는 활동이 등장하면서 크라우드 펀딩이라는 개념이 파생했는데요, 이 중에서도 Indiegogo라는 조직을 한번 살펴볼까요. Indiegogo는 2008년 설립된 국제적인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으로, 이용자로 하여금 직접 프로젝트(이 사이트에서는 이를 캠페인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에 대한 개별 페이지를 만들고 이 페이지를 통해 원하는 금액을 기부받을 수 있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사이트의 설명에 따르면 2012년 현재 Indiegogo를 통해 성사된 캠페인은 약 10만건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프로젝트는 크게 예술 창작활동과 관련된 creative, 소규모 기업 혹은 스타트업과 관련된 entrepreneurial, 그리고 사회공헌, 이슈레이징, 기부 및 자선활동 등과 관련된 cause, 이 세가지 카테고리로 나뉘어집니다.
이미지 출처: Indiegogo
이 조직의 투명성과 개방성은 플랫폼에 참여하는 대중들의 활력, 그리고 이를 효과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는 Indiegogo만의 지원 환경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펀딩을 원하는 사람은 별도의 신청 절차 없이 무료로 회원 가입을 한 후, 카테고리 내 다양한 테마에 따라 자신의 캠페인을 등록할 수 있으며, 펀딩 목표 기간 동안 다른 SNS 및 플랫폼과의 연계를 통해 자신의 페이지를 홍보하며 이를 모금 현황 및 노출 빈도 등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개방적이고 잘 연결된 플랫폼의 힘을 빌어 사용자는 말 그대로 전세계의 이용자들에게 자신의 캠페인을 노출할 수 있는데요, 캠페인에 기부를 하고 싶은 사람들은 다양한 결제 옵션을 통해 도움을 줄 수 있고, 성공적으로 종료된 캠페인에 대해 캠페인 설립자와 후원자들 간 성과를 공유하고 감사 인사를 나누는 등의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날 수 있도록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Indiegogo는 벤처 캐피털, 백악관, 미디어 등의 다양한 조직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예술가, 기업가, 사회혁신가들에 대한 마이크로 파이낸싱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등 사업의 외연을 점차 확장하고 있습니다.
4. 파트너십: 1 + 1 ≠ 2 → Causes
앞서 언급한 크라우드 소싱이 대중의 참여에 기반한 자원의 활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이제 소개할 씨스루 파트너십은 서로 다른 섹터 내 플레이어 들이 협력을 하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즉 기업, 비영리, 정부 등과 같이 서로 그 역할과 활동 원리가 완전히 다른 조직들이 파트너십이라는 형태를 통해 협업을 이뤄내고 이를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코자 하는 시도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러한 파트너십의 특징은 개별 섹터의 조직이 갖춘 역량과 강점이 조화롭게 결합되었을 때 새로운 시너지가 창조될 수 있다는 점인데요, 예를 들어 특정 기업이 갖춘 기술력이나 규모의 경제, 비영리 조직이 갖추고 있는 현장에서의 노하우와 실무 능력, 적절한 정책과 규제를 통한 정부의 지원 등과 같은 특성들이 결합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성공적인 파트너십의 사례로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Product RED 캠페인이 있지요. 멋진 록커뿐만이 아니라 이제는 필란트로피스트로서도 우리에게 친숙한 U2의 Bono가 조직한 이 캠페인은 갭, 나이키, 스타벅스와 같은 소비재 기업뿐만 아니라 모토롤라, 애플과 같은 IT 기업, 배니티 페어와 인디펜던트 같은 미디어 등 다양한 조직과 협력하여 빨간 색의 디자인을 입힌 상품을 기획하고 판매 수익금을 아프리카의 에이즈 예방 기금에 기부하는데요, Product RED를 중심으로 하는 이 협력 플랫폼 모델은 비영리 분야의 가장 성공적인 파트너십 사례의 하나로 오늘날까지 그 명성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섹터 간 파트너십은 어떻게 이루어질까요? 어떤 조직들이 만나야 보다 많은 시너지와 임팩트가 창출될까요? 이러한 질문에 대한 좋은 대답을 들려주는 조직이 있습니다. 다양한 코즈를 지지하고 알리기 위한 조직과 개인들이 모일 수 있는 곳, 바로 Causes라는 조직이 그것입니다.
Causes의 웹사이트 캡쳐화면
이미지 출처: Causes
냅스터의 설립자로도 잘 알려진 Sean Parker가 2007년 파트너와 공동설립한 Causes는 다양한 코즈에 대한 대중들의 참여와 섹터 간 파트너십을 촉진시키기 위해 탄생한 온라인 플랫폼입니다. 특정 코즈에 대한 사회공헌 및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자 하는 수요를 갖춘 기업이나 재단 등의 조직, 그리고 자원봉사, 기부금 모집, 캠페인 홍보 등의 니즈를 갖춘 비영리 조직, 이에 참여하거나 활동을 지지하고 또는 관련 정보를 알고 싶은 사용자들이 모두 만날 수 있는 채널로서 기능하고 있는 것이지요. 기업, 비영리, 개인 여부에 관계없이 사이트에 등록된 이용자라면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코즈와 관련 활동을 플랫폼에 등록하고 홍보함으로써 다른 이용자들의 지원을 이끌어낼 수 있는데요. 사실 Causes는 페이스북의 어플리케이션으로 처음 출발한만큼, 다양한 SNS 및 기타 플랫폼과의 공유에 최적화된 이용 환경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용이한 공유 및 홍보 기능 덕분에 Causes는 지속적인 이용자의 유입을 기록, 2012년 현재 웹사이트의 1억 7천만명 이상의 유저와 50만 건 이상의 코즈가 등록되어 있으며, 2만 7천여 비영리 조직에 대해 약 4천만 달러 규모의 기부금 조성 등과 같은 성과를 보고하고 있습니다.
Causes의 가장 유명한 프로그램은 Wishes라는 것인데요, 생일이나 결혼 기념일과 같은 소중한 이벤트에 이용자들이 Causes 플랫폼에서 소원을 빌 수 있도록 만든 기능입니다. 예를 들어, 생일 선물로 본인이 지지하는 코즈와 관련된 활동을 벌이는 비영리 조직에 얼마를 기부하고 싶다, 라고 내용을 담은 페이지를 만들고 이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하면, 친구나 가족들이 선물을 주듯 이에 대한 모금에 함께 참여하는 방법입니다. 이러한 일반 개인 이용자들 외에 기업의 경우는 Sponsorship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플랫폼에 참여하는데요, 기업들이 특정 코즈를 위해 1만달러에서 10만달러에 이르는 일정 규모의 후원금을 내놓으면, 이에 대해 이용자들이 스스로 활동 또는 프로젝트를 조직해서 펀드에 응모를 하거나 관련 비영리 조직을 매칭하는 방식입니다. Causes는 이러한 파트너십이 일어날 수 있도록 각종 제반 환경과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지요.
노출을 두려워말자, 이제는 과감히 씨스루를 입어볼 때!
지금까지 최근 비영리 섹터에서 불고 있는 혁신의 바람을 컨텐츠, 미디어, 크라우드 펀딩, 파트너십이라는 네 가지 키워드로 정리하여 대표적인 사례와 함께 소개해 보았습니다. 과거에는 비영리 조직이 외부에서 들여다보기 힘든 두꺼운 벽에 둘러싸여 있었다면, 이제는 이 장벽이 점차 투명해지고, 조직 외부와 내부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다양한 개인 및 조직과 파트너십을 통해 유연하게 함께 일하는 새로운 시기로 옮겨가고 있는 듯한데요. 사실 이러한 변화에 대한 요구는 외부에서 비영리 조직에 강제하고 있기보다는 비영리 조직이 그동안의 경험에서 스스로 학습을 통해 깨달은 결과라는 점에서 ‘현장의 실제 메커니즘을 모르는’ 이들이 늘어놓는 교과서적인 지시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개인들의 코즈에 동참하고자 하는 방식이 변화하고 있는 지금, 비영리 조직이 전략적으로 컨텐츠, 미디어, 크라우드 소싱, 파트너십을 잘 활용한다면 이들이 함께 만들어 낼 사회의 변화는 얼마나 멋질까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 글의 메시지를 다시 한번 짧게 강조하면서 글을 마칠까 합니다. “비영리여, 무거운 옷을 던져버리고 과감히 씨스루를 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