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의 영역과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국내 블로그는 조금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콘텐츠의 형식이 다양하지 못하다는 점입니다. 콘텐츠가 대부분 글과 사진으로 제작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죠. PC앞에 앉아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다는 점은 블로그가 갖는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이지만 사진과 글로만 이루어진 블로그는 차별화 포인트나 이용자들에 대한 어필 포인트가 줄어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국내 시장도 블로그가 조금 더 성숙하게 되면, 동영상을 중심으로 하는 블로그가 많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해외의 경우, 게리 베이너척이라는 사람이 동영상을 활용한 웹비디오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와인 사업을 크게 확장시켜서 화제가 되기도 했죠. (최근에 국내에 그의 사례를 다룬 책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소셜노믹스<라는 책을 출간한 에릭 퀄먼의 경우도 지속적으로 소셜미디어에 관한 동영상을 제작해 배포함으로써 자신의 명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눈과 귀를 사로잡는 동영상의 매력
글과 사진을 넘어 왜 동영상인가에 대해 궁금하실수도 있겠군요. 동영상의 매력은 눈과 귀를 동시에 자극한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활자매체인 신문과 인쇄시대를 넘어 라디오로 대표되는 음성매체 시대, 그 다음으로 TV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야기가 쉽겠네요. TV로 대표되는 영상콘텐츠들은 사람들의 눈과 귀를 자극합니다. 그래서 콘텐츠 자체에 몰입하도록 만드는 매력이 있죠.
블로그도 마찬가지입니다. 갈수록 더 많은, 더 다양한 콘텐츠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한 사이트나 블로그에 오래 머무르지 않습니다. 그들을 잡기 위해서는 짧은 시간안에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내야 하죠. 동영상이 적격입니다. 현재 온라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블로그용 웹비디오는 1~3분 분량으로 그리 길지않습니다. 텍스트로 풀어내면 훨씬 더 많아질 분량을 영상을 통해 이야기하면 짧고도 강하게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게리 베이너척의 ‘와인라이브러리 TV닷컴>
앞서 설명한 게리 베이너척의 경우 자신의 블로그에서 와인과 관련된 이야기를 풀어놓습니다. 조금은 시끄럽기도 하고 독특하기도 한 그의 웹비디오는 영상이라는 매체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전달합니다. 그런 장점이 블로그를 통해 그의 사업이 확장될 수 있게 만든 것이겠죠.
동영상 블로그, 먼저 시도하라
아쉽게도 아직 국내에는 동영상 블로거들이 많지 않습니다. 시사 및 사회이슈를 다루는 영상블로거 ‘미디어몽구’님이나 IT와 소셜미디어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는 블로거‘혜민아빠’님 정도가 유명한 분들이죠. 유튜브가 세계 2위의 검색엔진으로 떠오르고, 동영상 콘텐츠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많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상블로거가 많지 않다는 점은 자체적으로 음성파일이나 짧은 웹비디오를 통해 팟캐스팅을 하는 해외의 경우에 비해 아쉬운 부분입니다.
영상블로거가 많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영상제작이라는 분야가 아직 전문적인 영역처럼 느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영상제작은 먼저 어떻게 찍을지를 고민하고, ‘볼만한 수준’의 앵글과 화면으로 촬영하고, 편집 및 효과를 넣는 후반작업까지 해야 합니다. 블로그에 짧게나마 글을 쓰는 일보다는 훨씬 어려운 일임에 분명하죠. 일상생활에서 대부분 해본 적 없을 ‘촬영’이라는 작업이 전문영역으로 분류되는 ‘편집 및 후반작업’이라는 분야와 맞물려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습니다. HD급의 카메라를 탑재한 스마트폰과 핸디캠 등 다양한 장비들이 저렴한 가격에 보편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판매중인 대부분의 스마트폰은 HD급 화질의 카메라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장비의 문턱이 크게 낮아진 것이죠. iMovie와 같은 소프트웨어들의 보급도 문턱을 낮추는데 한 몫 하고 있습니다. 몇번의 터치로 편집과 후반작업을 가능하게 해주는 모바일 소프트웨어의 보급으로 기술적인 어려움도 크게 줄어들고 있구요.
<‘혜민아빠’ 님이 텀블러에 개설한 동영상 블로그>
더 중요한 사실은, 온라인에서 인기있는 영상들은 ‘대단히 잘 만든’ 영상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지금 유튜브에 접속하셔서 가장 인기있는 영상을 찾아보십시오. 아마 우연히 찍은 것처럼 보이는, 아이가 재미있게 옹알이를 하거나 실수한 영상들, 일상에서 발견한 재미있는 모습들일 것입니다. 잘 기획하고 잘 찍어서 잘 편집한 영상이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테크닉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무엇을 찍었느냐’가 중요한 것이죠.
동영상 블로그는 앞으로 각광받게 될 중요한 분야 중 하나입니다. 이 시장을 선점하는 것은 아마 ‘먼저 시작한 사람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갈수록 더 쉬워지고 편해지는 동영상 제작 여건은 더 많은 사람들을 ‘아마추어 영상제작자’로 만들어줄 것입니다.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영상의 힘은 앞으로의 블로그 문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블로거가 되고 싶다면, 지금 당장 시작하십시오. 당신도 금새 멋진 영상블로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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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geON.org 편집자의 글] 위에 언급된 비디오 블로그 이외에도 ChangeON.org 콘텐츠 파트너인 CO-UP.com의 양석원님께서 참여하시는 ‘뜨거운 감자 – 이장과 파워가이의 테크 잡담‘과 내가 니앱이다! 비디오 블로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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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자료:
- 동영상은 블로그의 미래다 / Social Media Frame (2011-06-09)
- 블로그 그게뭔데!? (동영상) / ChangeON.org (2011-05-23)
- ‘그게뭔데!?’ 개념 동영상 총모음 / ChangeON.org (2011-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