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꼼수다’가 인기를 끌면서 팟캐스트(PodCast) 또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나는 꼼수다’를 통해서 본 팟캐스트의 활용성에 관하여 체인지온의 콘텐츠 파트너인 Socialmediaframe님의 글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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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뭐래도 요즘 최고의 콘텐츠는 ‘나는꼼수다(나꼼수)’가 아닐까 싶습니다. 전세계 팟캐스트(PodCast) 1위를 차지하며 한국인의 저력(?)을 보여준 ‘나꼼수’는 ‘가카 헌정방송’이라는 타이틀로 많은 사람들에게 큰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 정통시사주간지 시사인 주진우 기자, 노원구 공릉동 월계동을 지역기반으로 하는 17대 민주당 국회의원 정봉주, 그리고 시사평론가 김용민. 이 네 사람이 우리 정치와 가카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혹은 폭로하는) ‘나는꼼수다’를 통해 콘텐츠계의 혁명적인 변화를 이끌고 있습니다. 이들이 만드는 ‘나꼼수’는 170만번 이상 다운로드되고 있다고 하니 그 영향력이 정말 대단한 것 같네요. 

‘나꼼수’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정치적, 혹은 사회과학적 요인으로 다양하게 분석가능하지만, 오늘은 콘텐츠에 대한 관점에서 이 프로그램을 생각해볼까 합니다. 국민들이 ‘가카’에 대한 관심을 ‘나꼼수’를 통해 크게 가지게 되었다는 것 외에 다양한 변화들이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콘텐츠를 따라오라, 팟캐스트 


가장 첫번째 변화는 팟캐스트의 대중화입니다. 팟캐스트는 애플이 아이튠즈스토어를 내놓으면서 만든 콘텐츠 마켓 중 하나입니다.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는 마켓이 앱스토어라면, TV나 라디오방송,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를 온라인에서 다운로드받아 즐길 수 있게 한 마켓이 아이튠즈스토어와 팟캐스트입니다. 아이튠즈스토어가 앱스토어와 같은 개념이라면, 팟캐스트는 아이튠즈스토어에 누구나 콘텐츠를 올릴 수 있는 콘텐츠의 한 유형입니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앱스토어=아이튠즈스토어’ ‘앱=팟캐스트’ 라고 정리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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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의 특징은 앱과 같습니다. 이용자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다운로드 한다는 점입니다. 누구도 강요하거나 일방적으로 전달하지 않습니다. 이용자 스스로가 콘텐츠를 찾아내고, 이를 다운로드해서 듣는 구조. 대단한 자발성을 요구합니다. 이용자들이 팟캐스트의 콘텐츠에 적극적으로 접근하려는 노력이 없으면 아예 들을 수도 없는 것이죠. 콘텐츠가 좋지 못하면 절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없다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방송채널이라는 ‘유통’에 기댄 것이 아니라, 콘텐츠를 접하기 위해 ‘사람들이 콘텐츠를 따라오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것이 ‘나꼼수’의 힘입니다. 

 콘텐츠를 팟캐스트에 올리기 위해서는 별다른 장비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오디오라면 녹음파일, 방송이라면 영상파일만 있으면 누구나 팟캐스트를 개설하고 운영할 수 있습니다. 이용자의 자발성을 요구하기 떄문에 이는 ‘방송’이라기 보다는 ‘콘텐츠’만 떠있는 구조에 가깝습니다. 최근 ‘나꼼수’의 인기와 더불어 정부가 이 팟캐스트에 ‘검열’이나 ‘단속’을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팟캐스트가 ‘방송시설을 갖추고 있다’거나 ‘대중에게 무차별로 송출’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억지로 법을 끼워맞추기 전에는 단속이 어려워보입니다.  

 텍스트 -> 오디오 -> 그 다음은? ‘나꼼수’의 또다른 힘은 이 콘텐츠의 포맷이 오디오라는 점입니다. 저는 이 블로그에서 과거 ‘동영상은 블로그의 미래다’라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게리베이너척의 블로그 이야기를 하면서 왜 동영상이 중요한가에 대해 이야기한바 있습니다. 그러나 생각과는 달리, 아직 국내에 동영상 블로그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저는 블로그나 온라인상의 콘텐츠들은 결국 동영상쪽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보는데, ‘나꼼수’는 이런 변화과정의 중간선상에 있는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오디오는 텍스트보다 콘텐츠 진행속도가 약 7배 정도 빠르다고 합니다. ‘나꼼수’ 1회 분량을 텍스트로 풀어놓으면 아마 어마어마한 분량일 것 같습니다. 원고지로 치자면 몇천장 이상 되겠지요. 그러나 오디오로 치면 1시간 정도가 평균입니다(최근 늘어나긴 했지만). 사람들이 ‘나꼼수’를 쉽게 즐길 수 있는 이유도 그냥 노래를 듣는 것처럼 쉽게 귀에 꽂아놓고 다니면서, 혹은 차에서 오디오에 물려놓고 들을 수 있다는 그 ‘간편함’과 ‘가벼움’때문일 것입니다. 오디오라는 형식이 그 대단한 양의 텍스트를 사람들에게 쉽게 전달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오디오의 장점은 또 있습니다. 바로 ‘그림’을 신경쓸 필요가 없다는 점입니다. 동영상 블로그가 갖는 일종의 ‘부담’ 중 하나는, 비주얼에 대한 부분을 신경써야 한다는 점입니다. ‘나꼼수’와 같은 프로그램을 영상으로 제작했다면, 스튜디오에서 벌어지는 모습들이나 등장인물들의 제스처, 손짓, 몸짓 등에 따라 콘텐츠의 의미가 다양하게 해석되고 전달되었을 것입니다. 또한 비주얼적으로 유리한 사람들이 더 큰 사랑과 관심을 받게 되겠죠. 시청자 입장에서도 눈과 귀를 모두 콘텐츠에 집중해야하기 때문에 오디오에 비해 쉽게 접하기가 어렵습니다. 영향력은 동영상이 더 강할 수 있지만, 쉽게 접하거나 콘텐츠 자체에 집중하기는 오디오가 더 유리한 부분이 있는 것이죠. 


‘나꼼수’는 우리의 콘텐츠 환경을 텍스트 중심에서 오디오 쪽으로 조금 더 옮겨놓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오디오 콘텐츠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게 되면. 그 이후에는 동영상쪽으로 움직이게 되겠죠. 재미있는 것은 콘텐츠의 이동방향이 우리가 오프라인에서 겪었던 그러한 변화와 유사하다는 것입니다. 구텐베르크 이후 활자문화가 발달하다가 라디오의 등장, TV의 등장, 그리고 인터넷의 등장으로 이어졌던 우리의 커뮤니케이션 역사를 생각해보십시오. 꽤나 비슷하게 흘러갑니다. 다만 이 변화가 인터넷의 등장으로 인해 더욱 빠르게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 다를 뿐이죠. 

‘나꼼수’는 매력적인 콘텐츠입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고, 매주 ‘꼼수앓이’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을 정도로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나꼼수’가 만든 변화는 우리 사회, 정치에 영향력을 끼친다는 점도 있겠지만 콘텐츠에 대한 부분도 큰 것 같습니다. 불과 1년도 채 되지않아 우리 역사에 큰 획을 긋고 있는 ‘나는꼼수다’. 앞으로 어떤 변화와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