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로 작동하는 시계와 전자계산기, 철침 없는 스태플러, 자동차 부속으로 만든 재활용 볼펜,
대나무 마우스·키보드·모니터….
만화 속에서나 봄직한 황당한 물건들 같지만, 엄연히 실제 판매되고 있는 제품들이다.
나이젤의 에코
스토어는 친환경 상품만 파는 온라인 가게다. 가전제품이나 의류에서부터 책과 사무용품까지 온통
친환경으로 덧칠했다. 직장인에겐 특히 친환경
사무용품이 인기다.
에코스태플러는 서류를 제본할 때 쓰는
스태플러인데, 철침을 쓰지 않는다. 자동으로 종이를 잘라 묶는 특수한 방식을 도입한 덕분이다. 최대 3장까지 제본할 수 있다. 크기가 작아
휴대도 간편하다. “영국의 모든 사무실이 스태플러 사용을 하루에 한 번씩만 줄인다면, 1년에 72톤의 철을 절약할 수 있다”고 영국
웨이스트온라인은 소개한 바 있다.
전자계산기와 시계는 더욱 특이하다. 이들 제품은 리튬이온이나 알카라인 배터리 대신
‘물배터리’를 쓴다. 특수합금으로 만든 두 전극이 물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전기를 발생하는 원리다. 이용자는 새 배터리를 사거나 충전할 필요
없이, 2~3개월에 한 번씩 배터리에 물만 채워주면 된다. 물배터리의 수명은 2년 정도다. 전자계산기 2종류(12자리, 8자리)와 탁상시계가 있다.
PC 주변기기에도 친환경 코드를 심었다. 대나무 소재의 마우스와 키보드, 모니터가 주인공들이다. USB로 충전해 쓰는 AA 배터리나 태양열 휴대폰 충전기 등은 오히려 점잖은 축에 속한다.
흔해빠진 볼펜들마저도 사연이 깃들어 있다. 나이젤의 에코 스토어에서 판매되는 볼펜들은
못 쓰는 플라스틱컵이나 폐자동차 부속으로 만든 재활용품이다. 수명을 다한 제품들이 쓰레기장으로 직행하는 대신,
유용한 사무 도우미로 변신한 것이다.
나이젤의 에코 스토어는 2005년 문을 열었다. 이 곳에 진열된 물건들은 ‘친환경
상품=허섭스레기’란 편견에 일침을 가한다.
나이젤의 에코 스토어는 야후!영국이 지난해 가장 혁신적이고 흥미로운 웹사이트를 뽑는
‘2007
올해의 발견‘ 어워드에서 ‘쇼핑’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