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후기는 미디토리 박지선 팀장이 작성하였습니다.

 

 

2022 부산비영리미디어컨퍼런스 체인지온@미디토리‘ <반딧불들의 접속>

부산 반딧불들, 서로에게 접속하다 

 

11월 18일, 부산시민운동지원센터 혁신홀에서 <체인지온@미디토리>가 성황리에 개최되었습 니다. 일곱분의 연사님들이 내뿜는 빛은 50여명의 참가자들 사이를 오가며 더욱 온기를 더해 갔던 시간이었습니다. 부산, 청주, 군산 등 지역에서 활동하는 반딧불들이 스스로 발화하는 방 법, 태도, 원칙, 사례들을 이야기하는 자리임과 동시에 결국 우리 각자의 활동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어떤 마음에서 출발하는 것인지 생각해보는 시간이기도 했어요. 이 날의 만남이 각자 의 현장에서 또다른 접속으로 연결되길 바래봅니다! 50여명의 활동가들이 함께 한 <반딧불들의 접속> 돌아보기 영상과 결과물은 아래에서 확인해 주세요:) 

 

 

사진으로 만나보는 <반딧불들의 접속> 현장

#반딧불들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

재활용할 수 있는 따뜻한 느낌의 광목 현수막과 은은한 조명으로 참가자들을 환대하고 싶었 습니다. 박정원 디자이너와 UV디자인 사장님의 도움으로 반딧불모드의 행사공간을 만들 수 있었어요. 다행히 참여자분들께서 너무나 좋아해주셨답니다. 가림막을 헤치고(?) 강연장으로 들어가면 은은한 불빛이 참여자들(반딧불이)을 따뜻하게 비추는 컨셉으로 준비해보았어요. ^^

#삶을 써내려간 글 전시 & 연사 추천도서

이소영 연사님의 도움으로 글쓰기 수업의 소중한 결과물을 참여자들과 함께 읽어볼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었어요. 양산장애인생활자립센터, 양산노동민원상담소, 양산서창지역 어 르신들의 글쓰기 수업에서 길어올려진 소중한 글이 더 많은 분들의 마음 속으로 연결되는 시 간이 되었길 바랍니다. 

 

#반딧불들의 접속 포토월

우리의 만남을 멋지게 기억할 수 있도록 포토월도 준비해보았습니다. 처음엔 쭈뼛쭈뼛했으나 카메라가 자세를 잡으면 멋진 포즈를 취해주시는 반딧불이들! 

참가자들과 눈을 맞추며 환대할 수 있는 이 순간을 오래 기다려온 미디토리언들

 

연사님들이 추천한 도서 중 참가자들이 희망하는 책에 명함 또는 성함쪽지를 넣어주 시면 도서별 추첨을 통해 나눠드리는 이벤트를 진행했어요.

 

삶쓰기 전시와 오픈전시회(비영리홍보물)

 

#접속하기

드디어 우리의 접속이 시작됐어요. 2011년에 시작되어 지금까지 매년 진행하고 있는 체인지 온@은 어떤 지역사회를 꿈꾸는지, 오늘 이자리는 어떤 마음으로 준비해왔는지 말씀드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올해는 최나현님이 사회자로 함께해 주셨는데요. 올해 행사의 주제와 연 사섭외와 강연디자인, 슬로건 등을 함께 기획하고 준비해주셨어요. 최나현님은 부산대학교 여성연구소에서 강사와 연구자로 활동하고 계신데요. 미디토리와 함께 스터디해주신 양창아 (부산대 철학과) 교수님의 소개로 흥미로운 만남을 만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체인지온@미디 토리의 든든한 기획파트너로, 행사당일엔 유연하면서도 똑부러진 사회자로 활약해 주셨답니다.

 

#사유하기. 이내 폭풍우에 잠길 물방울들: 발터 벤야민의 실패에 대하여

이수경(부산대 철학과 강사)

 

참여자들의 뜨거운 열정으로 시작부터 활활 타올랐던 시간!

 

이수경 연사님의 발표글은 참가자들과 다른 연사님들, 그리고 스텝들 모두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해주셨어요. A4 용지 앞뒤를 꽉 채운 단 한장의 발표원고지만, 한 문장마다 활동가들의 마음을 헤아리기라도 하듯 지금시기에 꼭 필요한 질문을 던지고, 고민을 어루만져주는 힘이 느껴졌어요. 저 뿐만 아니라 여러 분들이 그 종이를 고이 책상앞에 붙여놓으셨다는 피드백을 주셨답니다.

 

그 어느 때보다 비영리활동가와 시민단체의 활동이 어렵고 힘들어진 시기, 우리 활동의 처음 을 되돌아보고 우리가 가진 자원은 무엇인지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참가자분들의 질 문도 많이 이어졌는데요. 그 중 하나를 소개해드리고 싶어요.

 

Q. 이수경 선생님 소개글에 빈곤철폐의 날거리에서 들었던 말을 외우고 다니신다고 하셨는 데, 어떤 말인지 궁금해요.

A. 저는 혼자서는 힘이 잘 안나는 타입이어서 다른 사람들의 말에 기대서 좀 일어나고 공부 도 하고 그렇게 하는데요. 제가 빈곤 철폐 투쟁 집회에 오랜만에 갔는데 거기에서 들었던 말들이 잊혀지지가 않는게 좀 있었어요. 그 중 하나는 존엄한 죽음의 존재는 존엄한 삶이 다라는 말이었어요. 이 말을 하신 분이 시설에 사시는 장애인분이었는데요.. 사실 저는 학교에서 논리학을 가르치고 있거든요. 전제, 근거.. 이런 거를 논리학에서 주로 이야기하 는데요. 이 분이 거리에서 하신 말을 듣는데 정말 논리학을 부수는 느낌, 전제라는 것이 뭔가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인 거에요. 그래서 그 예기를 학생들하고도 나누기도 했어요. 또 하나는 타인은 지옥이었지만, 관계는 구원이었다.. 투쟁을 열심히 하셨던 분 이 해주신 이야기인데역시나 그 말이 잊혀지지가 않더라고요. 이런 말들을 외우면서 , 또 제 공부랑 연결하면서 지문으로 삼고 지내고 있습니다. “

 

이 글을 쓰는 하루의 뒤를 돌아봅니다.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은 하루를 돌아봅니다. 나를 있게 만들었던 이야기들 과 그것을 들려준 이들이 어디에도 보이지 않습니다. 나는 여전히 그들로부터 흘러나오고 있는데 무수히 많은 것들 이 사라져만 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벤야민의 말을 따라 사라짐 속에, 덧없음 속에 있 는 우리의 원천들(quelle)’ 을 기억하고 생각하려고 합니다. 오늘 반딧불들의 접속도 그러한 만남이리라 생각합니다.

자연의 원천은 버려진 개울로부터, 이름 없는 습기로부터, 거의 메말라 버린 수맥으로부터 공급된다. 이 와 꼭 마 찬가지로 정신적인 것의 원천들 또한 그러하다. 그것들은 숱하게 불려지는 ‘영향력’으로는 살지 않으며, 씨앗과 피 가 솟아나는 큰 열정으로 살아갈 뿐 아니라, 또한 고단한 나날의 땀과 감격하여 흐르는 눈물로 살아간다. 이내 폭풍 우 속에 잠길 물방울들.” (벤야민, 독일인들-일련의 편지들(선집12))

– 이수경 연사의 발표원고 중

 

#발견하기. 미디어로 기록하고 연대하며 살아가기

김설해(생활교육공동체 공룡 활동가)

 

청주지역에 있는 생활교육공동체 공룡의 활동가 계신 김설해 연사님의 강연이 이어졌습니다. 공룡은 체인지온@을 청주지역에서 매년 열고 있는 파트너이기도 하고요. 미디어로 연대 가 필요한 현장에서 만나는 반갑고 소중한 동료이기도 합니다. 매년 꼭 부산에 초청하고 싶었 는데 드디어 공룡의 멋진 활동을 부산 활동가들에게 소개할 수 있게 되어 너무너무 기뻤어요. 미디어로 기록하고 연대하며 살아가는 공룡 활동의 발자국을 짚어주시면서 현장에서 미 디어활동가들이 어떤 마음과 태도로 성장해가고 있는지 그 변화는 어떤 방식의 연대로 이어 지게 했는데 들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가장 최근까지 진행되었던, 현장미디어프로젝 트 <봄바람>까지 생생한 미디어연대 현장을 전해주셨습니다.

 

 

#발견하기. 농성장 다이어리

배성민(<현장의 힘>저자, 부산지역일반노조 사무국장)

 

신라대 청소노동자와 함께한 114일의 여정을 담은 책 <현장의 힘> 저자 배성민님은 부산지 역일반노동조합 사무국장이기도 하신데요. 노동현장에서 투쟁사안을 알릴 때마다 느꼈던 한 계와 고민에서부터 출발해서 책을 출간하기에 이르렀다고 하셨어요. 지역 노동의제가 잊혀지 지 않기 위해 노동운동가가 할 수 있는 기록의 방식과 태도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들을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재미나게 풀어주셨답니다이 날 <현장의 힘> 책도 몇권 가져오셨는데요. 벌써 2쇄를 찍으셨다네요! 이날 현장에서도 가져오신 책을 거의 완판하셨답니다!

 

#따뜻한 ‘만남’과 달콤한 ‘맛남’이 어우러졌던 휴식시간

휴식시간에는 참여자분들께서 사전신청서에 남겨주신 요즘고민들을 추려 공유했습니다. 

 

#발견하기. 수정하는 ‘삶, 쓰기’

이소영(글쓰기 강사)

 

이소영 연사님이 지금까지 글쓰기 수업에서 만난 참여자들과 경험한 글쓰기 과정에서 느낀 글쓰기의 힘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주셨는데요. 혼자 쓰는 글이 아닌 함께 쓰는 글이, 쓰는 사람과 그 글을 읽는 사람에게 어떻게 작용하고, 변화를 일으키는지 설명해주셨어요. 글 쓰기는 얼어붙은 말을 깨뜨리는 과정이라고 하셨는데요. 그 과정에서 함께 글을 쓰는 동료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여러 에피소드들을 통해 전해주셨어요.

글쓰기란, 넘을 수 없는 벽에 문을 그린 후에 그 문을 여는 것이다.”

크리스티앙 보뱅

 

#발견하기. 00의 집, 그집

김나은 우만컴퍼니 대표

 

군산이라는 지역과 여성주의가 만났을 때 펼쳐지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여성청년들과 함께 그 들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기록하고 있는 우만컴퍼니 김나은 대표님의 발표가 이어졌는데요. ‘ 지역‘ , ‘공간이 그 곳에 사는 사람한테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그 곳이 어떤 개발사업을 하고 있는지, 내가 어떤 사람을 만나고 있고, 어떤 구성을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독립체로서의 한 개인이 어떻게 영향을 받을 수 있는지 깨닫게 되는 과정이었다고 합니다. ‘지역성에 대한 편 견과 그것을 걷어냈을 때 보이는 힘을 이야기해주셨어요.

 

#발견하기. 드러나기, 나아가기

송국클럽하우스 이상석 사회복지사(상), 서홍석 회원(하)님은 현재 기관 유튜브채널 <송TV>를 회원들 과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송국클럽하우스는 1996년 정신보건법(2017, 정신건강 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를 위한 법률) 이 제정된 이 후 정신질환을 경험하는 분들이 지역사회에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정신재활시설로 자리하고 있습니 다. 송국은 비교적 일찍 유튜브채널을 시작했는데요. 본격적으로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기 시작한 것은 코로나 시기라고 합니다. 그전에는 미디어교육을 통해 조금씩 비정기적으로 제작했다면, 코로나 이후 회원들이 집밖에 나 가기 어렵고, 복지관도 문을 열수 없는 재난 상황에서 회원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야했는데요. 그 때 <송 TV>가 빛을 발했다고 합니다. 더 놀라운 것은 송국 회원들이 직접 기획하고 역할을 분담하여 제작하면서 지금까지 도 꾸준히 운영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디토리도 송국을 제작지원한 경험이 있지만, 대부분 교육 이후 지속적으로 콘텐츠 활동을 하는 사례는 흔치 않은데 송국 회원들에게 송TV라는 채널은 회원간의 소통과 정신장애인에 대한 편 견을 당사자가 직접 설명하는 공동체미디어의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정신장애인 당사자가 카메라 앞에 선다는 거는 큰 용기와 결심이 필요한 것 같 습니다. 드러나는게 싫을 수도 있는데요. 저희의 이야기를 편견 없는 시선으로 바라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가장 큽니다. 또한 저희를 지역사회 안에서 도전 하는 청년으로 바라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서홍석 송국클럽하우스 회원-

 

#클로징: 연사추천도서 추첨이벤트와 단체사진

연사님들의 추천책을 득템할 수 있는 추첨 이벤트와 함께 만남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연사님 들과 참여자들간의 뜨거운 접속의 경험은 각자의 현장에서 또다른 연결장치가 되어 각자의 빛으로 반짝이는 반딧불이들로 살아갈 수 있길 바래봅니다

 

체인지온@미디토리는 지역에서 미디어를 활용하여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긍정적인 사 회변화를 이끄는데 필요한 혁신적인 생각을 나누고 있습니다. 지역의 다양한 파트너 기관, 단 체, 활동가들과의 파트너십으로 매년 진행하면서 새롭게 관계맺게 되는 반짝이는 활동가들로 부터 늘 많은 것을 배워나가는 것 같습니다. 이 힘으로 또 한해 열심히 살아가보자구요! 세상 모든 반딧불이들 화이팅!